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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AB인베브 입김 커지나 APAC 소속 임원 이사회 추가 배치…영업방식 변화 여부 주목

이효범 기자공개 2016-03-21 08:20:52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7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비맥주가 전 진로 출신 임원들을 대거 물갈이 하면서 친정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회사 내 주요사안을 결정하는 이사회에 모회사인 AB인베브(Inbev) 소속 인사를 추가로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 1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내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을 신규로 선임했다. 최고 재무책임자였던 이영상 전 부사장이 사내이사에서 사임하면서 법무담당 임원인 구자범 전무를 사내이사로 앉혔다. 또 AB인베브 산하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APAC) 소속 임원인 타실로페스테틱스 씨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진에 합류시켰다.

대표이사를 포함해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감사 1명 등으로 6명이었던 이사회는 기타비상무이사 1명이 추가되면서 총 7명으로 늘어났다. 기타비상무이사 4명은 모두 APAC 소속 임원으로 구성됐다. 사실상 오비맥주의 주요 의사결정에 APAC의 입김이 커진 모양새다.

오비맥주는 2014년 AB인베브에게 재인수된 이후 산하 APAC 소속 인사들로 이사회를 새로 꾸렸다. 이어 같은해 11월 모회사 출신인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장인수 고문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이후 1년여가 지난 작년 11월에는 전 진로출신 오비맥주 임원들이 명예퇴직 형태로 줄줄이 퇴사했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를 이끌어왔던 핵심 인물들이 떠나면서 상대적으로 AB인베브의 친정체제가 더욱 강화된 것으로 해석했다.

오비맥주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기타비상무이사 1명을 새로 영입한 것도 이사회에서 AB인베브의 영향력을 한층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지는 않지만 사내이사와 같이 의결권은 동일하게 행사할 수 있다.

AB인베브의 입김이 커지고 있는 것은 지난 1년간 오비맥주의 점유율이 하락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AB인베브의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전년대비 3.4%포인트 감소한 57.0%에 그쳤다.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이 취임한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시기라 더욱 눈길을 끈다.

오비맥주는 사장 교체 이후 10종 이상의 프리미엄 맥주를 내놓으면 신제품의 시장 안착에 주력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수입맥주의 증가와 더불어 회사 내 핵심인 영업조직의 변화가 맥주시장 점유율 하락의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오비맥주는 앞서 한국식 영업방식을 줄곧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내부적인 변화는 AB인베브의 영향력 아래 새판짜기에 몰입하는 양상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경영진 교체 이후로 프리이엄 맥주 등 신제품 확대에 주력하는 분위기"라며 "새로운 경영진이 자리잡게 된 만큼 차별화 된 방식으로 성과를 내기 위한 압박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다만 이사회에 AB인베브 소속 임원을 보강한데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APAC 소속 임원이 이사회 등기이사로 충원되긴 했지만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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