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사추위, 막판 의견조율 '실패' 왜? '낙하산, 외압설' 최종후보 선택 부담...사외이사 '충돌' 책임공방도 부담
김장환 기자/ 고설봉 기자공개 2016-07-20 13:46:37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0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잇단 잡음에도 불구 강행했던 대우건설 후임 사장 인선 이사회를 결국 연기했다. 언제쯤 후임 사장 인선을 마무리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게 된 만큼, 대우건설의 경영공백 상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사옥에서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고문과 조응수 전 플랜트사업본부장 2명의 후보를 두고 최종 사장 후보 선정을 위한 막판 조율에 들어갔지만, 의견을 합치하는데 실패했다. 결국 박 고문을 최종 사장 후보로 올릴 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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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사추위는 지난 13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후보자 5명에 대한 면접을 갖고 박 고문과 조 전 부사장을 최종 후보 2인으로 선정했다. 이후 낙하산 인사 논란, 정치권 외압설 등이 불거졌다. 후보자 선정 절차가 열린 당일 더벨은 현장에서 '제3의 인물'이 등장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을 직접 포착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은 사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강행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애초 20일 후보 2인에 대한 면접을 실시해 최종 후보를 선정하고, 다음날 이사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하루 앞당긴 20일에 모두 종결하는 것으로 일정을 확정했다.
사추위는 그러나 결국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는데 실패했다. 정치권 외압설 등이 불거지면서 향후 책임 소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최종 후보 선정을 뒤로 미루자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측 위원과 사외이사 측 위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 것도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이유로 분석된다.
사실 사추위원들의 불협화음은 최종 후보자 선정 당일에도 역시 목격됐다. 13일 면접 후 최종 후보자 선정 논의를 벌이던 중 산업은행 측 사추위원 중 한 명은 고성과 함께 회의장 문을 박차고 나왔다. 해당 인사는 14일 더벨과 전화통화에서 "화장실에 가기 위해 나왔던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직접 목격한 정황과는 많이 달랐다. 사외이사 2인이 회의가 마무리되기도 전 현장을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 해당 사외이사는 "빵을 먹으러 다녀왔다"고 밝혔다.
박 고문을 후보자로 선정하는데 반대 의사를 밝혔던 사외이사 중 1명은 이날 사추위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의 중간에 전화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해당 위원은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며, 지난 13일 최종 후보자 선정 면접이 마무리된 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측에서는 모두 "잘 알지 못하는 얘기"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사추위가 후보자 선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 고문과 조 전 부사장 2인만을 놓고 다시 논의를 거치기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우건설의 경영공백은 상당히 장기화될 수도 있다. 박영식 사장이 현재 직무를 그대로 이어가고는 있지만 정식 사장 임기는 지난 14일부로 종료됐다. 산업은행은 애초 임경택 수석부사장(CFO)에게 직무 대행을 맡기려했지만, 대우건설 경영진의 요청을 받아들여 차기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박 사장 자리를 보전해주기로 했다.
사추위가 이들 2인의 후보를 두고 재차 논의에 들어가더라도 선정 절차가 상당히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이사회 일정을 미정으로 남겨뒀고, 단기간에 최종 후보를 선정을 위한 논의에 재차 돌입하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 소집을 위해서는 적어도 2주 전 공고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빨라야 내달 말까지는 후임 사장 인선 절차가 미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은행의 이날 이사회 등 모든 절차를 종결하고 내달 3~4일경 주주총회를 소집할 계획이었다.
대우건설 노동조합 등 직원들은 사추위의 이날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직원들의 반대 의사가 어느 정도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이사회를 강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 고비를 넘겼다. 직원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이사회를 강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열릴 이사회에서 직원들의 생각이 받아들여져 적합한 인사가 후임 사장으로 선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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