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사추위 일정 언제까지 미뤄지나 내년 주총前까지 연기 가능성, 박영식 '임기 연장' 길어지나
김장환 기자공개 2016-07-26 08:19:33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5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가 지난 20일 결렬된 후임 사장 선정 절차를 언제쯤 재개할 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후임 사장 선정을 두고 '낙하산 인사' 논란 등이 거세지면서 정치권에서까지 압박이 이어지자 섣불리 일정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년 주총 직전까지 일정이 밀릴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대우건설 사추위 위원을 맡고 있는 복수의 관계자는 25일 더벨과 통화에서 "아직까지 사추위 회와 이사회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으면 특별히 논의 중인 사안도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최종 사장 후보 선정을 위한 사추위 회의가 위원간 이견으로 파행을 겪어 이사회를 열지 못한 가운데 조속한 일정 조율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대우건설 사추위가 지난 회의에서 최종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이유는 '낙하산 논란', '정치권 외압' 등 각종 잡음이 일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고문을 후보자로 올리면서 이 같은 논란이 커졌다. 박 고문의 내정설과 정치권 인맥 등이 거론되며 각종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대우건설 사추위는 막판까지도 박 고문을 최종 후보로 올리려던 산업은행 측과 이를 반대하는 사외이사로 양분돼 다퉜다. 박 고문과 조응수 전 플랜트사업본부장을 최종 2인 후보로 선정했던 지난 13일 회의에서부터 이들의 반목은 이미 목격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은 박 고문을 최종 후보로 밀어붙이려고 했지만 여론이 더욱 악화되면서 이를 마냥 고집할 수 없게 됐다.
사추위가 현재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정치권으로까지 이번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번졌다는 점이 지목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2일 성명서를 통해 대우건설 후임 사장 선임 파행을 공식 비판했다. 성명서에는 "국내 주택공급 1위, 연매출 10조 원에 달하는 회사 사장 선임과정이 이토록 허술할 수 있는지 아연하다"며 "산업은행의 사장 선임 파행이 목불인견이며 인선 절차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만약 정치권 낙하산 인사가 올 경우 강력한 조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사추위는 이에 따라 최종 후보자 선정 작업을 재차 시작할 지, 아니면 서둘러 회의 일정을 재개하고 기존 후보들 중에서 최종 사장을 뽑을 지 여부를 고민 중이지만 결론을 서둘러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내부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후보 선정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진행해 잡음을 잠재우는 방안이다. 이는 지원자를 다시 뽑아야 한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실현될 수 없는 방편이다.
만약 원점에서 후임 사장 인선을 다시 시작하게 될 경우 내년 주주총회 직전까지 이사회 일정이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 인선은 사추위 회의에서 결정된 후보자를 추천받아 이사회가 사장 선임 안건을 의결해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하고 이를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었다. 대우건설의 정기 주주총회는 매년 3월 말 한 차례 열린다.
내년 주총까지 일정이 밀리더라도 경영권 공백에 대한 우려가 크지는 않다. 14일부로 임기가 종료된 박영식 사장이 직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임경택 수석부사장에게 권한대행을 맡기려던 산업은행은 막판에 이를 뒤집고 박 사장의 직무를 유지시켜 주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권한대행이 장기화될 경우 기존 진행해왔던 영업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대우건설 임원들의 건의를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은행의 독선적 행위에 따른 인선 파행으로 대우건설이 불안정한 경영 상태로 돌아섰다는 구설이 지속될 수도 있어 서둘러 남은 절차를 진행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인선을 그대로 진행할 경우에는 박 고문보다 상대 후보로 오른 조 전 부사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박 고문을 올릴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대우건설과 정치권 등 안팎의 반발이 보다 강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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