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소사원시철도 318억 왜 손실처리 했나 BTL 특성 감안, '공사비+임대료'로 투자금 회수
이상균 기자공개 2016-12-27 10:13:1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3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이 소사~원시 복선전철 공사를 위해 설립한 사업 시행자 지분을 최근 3년에 걸쳐 318억 원가량 손실처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얼핏 보기에는 지분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BTL(Build-Transfer-Lease) 사업의 특성을 반영한 회계처리라는 것이 투자은행(IB) 업계의 분석이다.◇소사~원시 프로젝트, PF 규모 1.8조
소사~원시선은 경기도 부천시 소사역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시역을 연결하는 23.3km 길이의 철도 노선이다. 소사역 이후 구간은 대곡~소사선, 원시역 이후 구간은 서해선과 직결된다. 신현~시흥시청 구간은 지상으로 그 외 구간은 지하로 건설한다. 대우건설은 현대건설과 한화건설, 태영건설, 한라, KCC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을 수주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2011년 2월 도급계약을 맺고 공사를 시작했다. 당초 완공 예정일은 2016년 4월이었지만 공사 기간이 연장되면서 2018년 2월로 조정됐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조달 규모는 1조 8148억 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이 금융주관사를 맡아 2010년 12월 PF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2014년 12월에는 리파이낸싱을 실시해 장기 선순위 대출 금리를 기준금리+0.9%포인트로 낮췄다. 대주단은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산업은행, 삼성생명,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동부화재, 대구은행 등이다.
대우건설을 비롯한 6개 건설사들도 사업시행자인 이레일에 출자하는 방식을 통해 소사~원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건설사들은 KB 소사원시 철도프로젝트 펀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각 건설사별 지분율은 알 수 없지만 대우건설의 경우 34.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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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2014년부터 KB 소사원시 철도프로젝트 펀드에 투자한 금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손실처리다. 2014년 201억 원, 지난해 97억 원, 올해 3분기 20억 원 등 318억 원에 달한다. 회수가능가액이 하락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만원에 산 주식이 4000원으로 하락했다면 하락 분인 6000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며 "즉 대우건설이 보유한 소사원시 프로젝트 지분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소사~원시 이레일이 20년 운영 뒤 정부에 넘겨
대우건설의 손실처리는 의미가 다소 다르다. 소사~원시 복선전철 사업이 BTL 방식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BTL은 건설사가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이를 임대해 사용하는 민간투자사업 방식이다. 사업시행자에게 일정기간의 시설 관리운영권을 인정하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임차해 사용한다.
소사~원시 복선전철 민간투자시설사업의 경우 준공 후 20년간 사업시행자인 이레일이 운영을 하면서 정부로부터 매년 임대료를 받는다. 임대료는 실시협약 체결 당시에 정해지며 매년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소사~원시 복선전철 공사의 경우 PF 대출로 조달한 자금을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공사비로 지급한다. 준공 이후 건설사가 출자한 사업시행자가 정부로부터 임대료를 받으면 이를 PF 대출 원리금과 이자를 갚는데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BTL 사업에서는 건설사들의 지분 투자금액을 매년 손실 처리한다. 단기간에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신 공사 과정에서 지급되는 공사대금과 임대료로 투자금을 회수한다. IB업계 관계자는 "공사대금에 준공 후 20년 동안 임대료가 꾸준히 들어오기 때문에 지분 투자한 금액을 감가상각 처리해도 투자금 회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BTL 사업은 사실상 정부가 보증을 서는 형태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낮은 편이다. BTL 사업의 PF 대출 금리는 3년물 국채+100bp 수준으로 일반적인 PF 대출금리가 AA 회사채 금리+150~200bp인 것에 비해 2%포인트 가량 떨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직 BTL 사업이 국내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아 건설사의 지분을 손실 처리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많다"며 "투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손실 처리와는 의미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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