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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의 회계감사 '정면돌파' [thebell note]

김경태 기자공개 2016-12-08 08:17:3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7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1년 국내에서 개봉한 후 최근 재상영된 인도 영화 '세 얼간이'가 있다. 영화를 보면 주인공 란초는 항상 낙관적으로 생각하면서 "알 이즈 웰(All is well: 모두 다 잘될거야)"이라는 주문을 외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낸다. 5년 전 영화를 감명 깊게 본 후 일상생활에 적용했고, 현재도 활용하고 있다. 업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다수의 건설사들이 힘든 상황이지만 개선된 점을 하나라도 찾으려 한다. 그리고 애정을 가지려 노력하면서 긍정적인 부분을 수번 되새긴다.

출입처 중에서 최근 대우건설을 생각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대우건설에게 2016년은 잊지 못할 한해가 될 것 같다. 대우건설은 올해 사장 선임 과정 논란과 도널드 트럼프와의 인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최근에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3분기 검토보고서에 감사의견을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며 크게 주목받았다. 대우건설이 연말 감사에서도 의견거절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 제기됐다. 또 이미 회계부정을 저지른 것처럼 여겨, 성실한 다수 임직원들의 노력이 송두리째 부정되는 듯한 시선들도 대우건설을 괴롭혔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주인이 없어 설움을 겪는다'는 패배의식이 담긴 자조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상황에서 대우건설 경영진이 적극적인 자세로 정면돌파를 택한 것은 다행이다. 당초 대우건설은 안진에 분기보고서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안진은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그 후 대우건설은 안진을 설득하는데 성공, 연말 회계감사를 한달 반 정도 앞당겨 지난달 말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달 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전사적 역량을 연말 감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분기보고서 의견거절은 법적 제재가 없지만 연말 감사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이 부적정이나 의견거절이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대우건설로서는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대우건설은 충분한 자료와 설명 통해 적정의견을 반드시 받는다는 입장이다. 실제 해외실사는 원래 2~3개 현장에서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이견이 있었던 해외 현장 대부분을 공개하기로 결정하는 강수를 뒀다.

박 사장은 올 8월 취임식에서 '해현경장(解弦更張)'을 인용하며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또 아프리카 속담인 '병을 숨기는 자에게는 약이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이 의견거절 사태에 대해 '건설업계에서 총대 맸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경각심을 안겨준 안진과 더 소통하는 기회로 삼고 긍정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오는 2017년에는 안진의 지적을 노련하게 흡수해 더 단단해지고 발전한 '건설명가' 대우건설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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