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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출자사 '시장가 매각' 명문화한다 정관 반영, 연내 대우건설 매각 의지…'헐값 매각' 논란 회피 목적도

김장환 기자공개 2017-02-03 09:48:32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2일 12: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출자회사의 '시장가 매각'을 정관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출자사 매각을 시도할 때마다 거듭되고 있는 헐값 매각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이 담겼다. 동시에 대우건설을 올해 내에 반드시 팔겠다는 의지 역시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조만간 정관변경을 실시하고 '출자사를 시장가에 매각한다'는 조항을 정관에 반영하기로 했다. 빠르면 내달 중 이에 대한 작업을 마무리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 매각 절차를 오는 3월경 재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이 같은 정관변경을 고려하게 된 이유는 출자사들의 매각과 관련된 손실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대우건설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대우건설의 조기 매각을 결정했지만, 대우건설이 회계부실 등 논란에 휩싸이면서 매각 공고 시점을 미뤘다. 주가 약세가 보다 심화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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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을 현 시점에서 매각할 경우 산업은행은 대규모 투자 손실을 낼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이 2010년 12월 KDB밸류제6호 펀드를 구성하고 주당 1만 8000원에 사들였던 대우건설 주가는 현재 3분의 1 토막이 난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1일 52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산업은행이 총 2조 1785억 원을 주고 샀던 대우건설 지분 가치는 이로써 1조 1137억 원대까지 주저앉았다.

문제는 KDB밸류제6호 펀드 만기가 올해 10월로 잡혀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은 펀드 구성원끼리 협상을 통해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협의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만기를 연장한 탓에 펀드를 그대로 둔 채로 기간만 추가 연장하는 것은 계약관계상 불가능하다. 신규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 경우 산업은행이 보다 강력한 조건을 투자자들에 제시해야 할 수도 있어 부담이 크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빠르면 오는 3월경 대우건설 매각 공고를 내고 절차를 서둘러 진행하겠다는 판단을 내려두고 있다. 대우건설 연말 감사보고서가 나오는 시점인데다, 금융감독원에서 진행 중인 대우건설 관련 조사도 비슷한 시기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대우건설의 지난해 3분기 감사의견 거절 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배제하고 대우건설 매각가가 현재 주가 수준에서 결정되면 산업은행은 이로 인해 대규모 투자 손실을 내는 게 불가피하다. 연결기준 자회사로 실적 및 재무 등을 반영했던 대우건설 지분을 매각 공고와 동시에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해야 한다. 매각이 실현되면 대우건설 지분 인수가 대비 매각시 주가 하락분에 대한 공정가치를 회계장부에 담아야 한다.

대규모 혈세가 투입된 국책은행으로서 산업은행의 투자 손실은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집중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적정 시기를 기다렸다가 팔 수도 있는 지분을 서둘러 매각해 손실을 봤다면 더욱더 조명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관에 '출자사의 시장가 매각'을 명문화하면 법적으로도 '헐값 매각' 등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결국 산업은행이 정관변경을 서둘러 단행키로 한 배경에는 대우건설 매각을 올해 내에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아울러 130여개에 달하는 출자사들을 향후 매각하는데 있어 앞으로도 지속해 불거질 수 있는 손실 논란을 사전에 미리 차단하겠다는 목적 역시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출자회사 투자 손실은 금융감독당국에서 뭇매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정관에 '출자사를 시장가에 매각한다'는 조항을 달기로 한 이유"라며 "올해 매각을 추진할 예정인 대우건설도 (정관변경을 결정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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