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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식품 막내린 승계플랜…오너 지분 어디로 당초 '김지안→회사·김현주→EXIT' 구도…PEF 경영 체제로 전환

양정우 기자공개 2017-09-01 14:05:51

이 기사는 2017년 08월 30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식 전 천호식품 회장의 오너 일가가 구상한 승계 플랜이 결국 사모투자펀드(PEF) 경영 체제로 막을 내렸다.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오너 일가이지만 아직 보유 지분이 적지 않다. 시장에선 이들 지분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창업주 김영식 전 회장과 아들 김지안 전 대표, 딸 김현주씨 등 오너 일가는 지난 2015년 승계 구도를 확립했다. 카무르파트너스를 경영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장남에겐 회사를 넘기고 딸에겐 현금(지분 매각)을 안기는 수순을 밟았다.

당시 천호식품 오너 일가 가운데 김현주씨는 보유 주식 전량(180만 4889주, 지분율 23.8%)을 팔았고, 김 전 회장도 144만 4031주(19%)를 매각했다. 다만 김 전 대표는 보유 지분을 1주도 팔지 않았다. 카무르파트너스는 이들 구주를 총 300억 원 안팎에 사들인 것으로 시장에 알려져 있다.

1대 주주로 올라선 카무르파트너스(49.5%)는 구주 인수뿐 아니라 100억 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인수하기도 했다. 1주당 전환가액은 1만 3700원. 이 밸류에이션으로 구주 매각가를 따져보면 김영식 전 회장과 김현주씨는 총 445억 원에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추산된다.

카무르파트너스가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지만 완전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은 아니었다. 승계 구도 확립이라는 전제가 깔린 만큼 김지안 전 대표의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이번 딜이 진행됐다. 천호식품 딜에 관여한 관계자는 "김지안씨가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야 한다는 내용이 계약 조항에 포함돼 있었다"며 "카무르파트너스가 1대 주주이지만 김 전 대표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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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장남인 김지안 전 대표는 지분 22%를 보유하면서 천호식품을 물려받고 딸 김현주씨는 160억~245억 원 가량을 확보하는 구도가 짜여졌다. 김영식 전 회장 역시 보유 주식 상당수를 현금화한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런 승계 구도는 결국 김지안 전 대표의 자진 사임으로 끝이 났다. 지난해 말 김 전 회장의 촛불집회 비난글로 뭇매를 맞은 동시에 올해 초 가짜 홍삼 논란에 직격탄을 맞으며 오너 일가가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김지안 전 대표·김영식 전 회장 지분 향방은

업계에선 김지안 전 대표와 김영식 전 회장의 천호식품 지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오너 일가의 사퇴로 승계 구도가 막을 내렸지만 아직 주요 주주로서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김 전 대표의 보유 주식수가 바뀐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김지안 전 대표의 지분은 2015년 말 기준 22%에서 지난해 말 20.6%로 축소됐다. 총 11만 6800주를 매각해 엑시트에 나선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모두 사퇴하기 전이었지만 김 전 대표가 주식 일부를 매각한 건 주목할 만하다"며 "다른 비즈니스로 재기하기 위해 보유 지분을 전면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오너 측에서 회사를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면 창업주인 김영식 전 회장도 지분 매각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장기적으로 오너 일가가 경영 전면에 복귀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투자 수익을 위해 카무르파트너스가 설립한 유한회사(에이콘제1호, 밸리치더블케이)들이다. 카무르파트너스는 향후 보유 지분을 처분해 반드시 회수에 나서야 한다. 이들 유한회사의 출자자로 기관투자자와 캐피탈사 등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선 관계자는 "본래 카무르파트너스는 회수 플랜으로 기업공개를 선택했다"며 "적자 실적으로 IPO가 어려워진 만큼 회수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매각과 IPO 등 회수 방법에 따라 오너 일가가 경영 참여를 다시 선언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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