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관심 주체 다양, 자본시장 효율성 바탕" [THE NEXT]아담 프리차드 美 미시건대 교수
김성미 기자공개 2017-09-22 13:59:40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2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시의 의무화로 다양한 기업 정보가 공개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런 공시를 전부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할 수 있다. 각 주체에 따라 관심을 갖는 공시도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본시장의 효율성이 기반 되지 않으면 기업의 공시는 비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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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프리차드 미국 미시건대학교 석좌교수(사진)는 22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기업 지배구조에서 기관투자자의 역할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열린 ‘2017 더벨 글로벌 컨퍼런스 THE NEXT'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방증권관리위원회(SEC) 선임변호사를 맡는 등 공시 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공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반면 주체에 따라 공시의 활용법이 다를 수 있어 이는 비용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프리차드 교수는 기업들은 공시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들은 발행한 증권에 대한 투자자 유치를 위해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시하기도 하지만 의무화된 공시도 있다"며 "기업 자율에 맡길 경우 선별적 공시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체에 따라 관심을 갖는 공시 종류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는 과거의 회사 실적을 바탕으로 현금흐름, 실적 전망 등을 분석함에 따라 예측에 대한 확실한 재무제표 수치가 필요하다"며 "감독당국은 특정 투자자들이 장내 리스크와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 등 시장 감독을 위해 지배구조에 관심을 갖는다"고 전했다.
회사가 창출한 현금이 부적절하게 사용될 경우 소액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기업 지배구조 관련 공시는 의무공시만으로도 충분한 정보가 된다. 경영진이 누구인지, 주주구성이 어떻게 돼 있는지, 이들에게 현금이 얼마나 귀속돼 있는지,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해관계가 명확한지 등을 공시를 통해 알 수 있다.
프리차드 교수는 지역 커뮤니티, 회사의 고객, 정치인 등이 회사의 공시 정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미국 상장사는 정치 기부금 등을 공시해야 한다. 이는 기업이 국가 규제를 어떤 방향으로 유도하는지 알 수 있는 정보다.
기업의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정치인의 경우 이 같은 기업의 정보를 부각해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한 반감을 갖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들 중 이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등의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는 공시로 인한 숨겨진 비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발도상국은 기업의 호실적을 보고 정치인들이 정치 자금을 요구하는 등 부정부패도 만연하다"며 "결국 자본시장의 효율성이 바탕이 될 때 공정 공시가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발표 전문>
기업들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공시를 한다. 경제학적으로 의무공시도 필요하다. 자율공시만으로는 정보가 부족함에 따라 금융감독기관은 공시를 의무화하기도 한다. 공시는 기업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지배구조의 본보기도 될 수 있다. 어떤 기업의 지배구조가 안정적인지, 시장에서 선호되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
공시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애널리스트들은 명확한 평가를 위해 회사의 재무지표를 활용한다. 과거 실적 등을 바탕으로 회사의 전략, 사업 계획, 현금흐름 등을 추정할 수 있다. 숫자 외 공시 정보로 앞으로 회사가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가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금융당국은 주주 보호를 위해 회사의 지배구조에 관심을 갖는다. 최대주주의 장내 횡령 등 회사의 현금이 부적절하게 사용되면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 탓이다. 기업이 법령에 준수해 기업을 운영하는지도 공시를 통해 알 수 있으며 이는 기업 시민의식에 대한 감독이기도 하다. 공시를 통해 주주들의 이해관계, 이사회의 구조, 지배구조와의 연관 관계 등을 알 수 있다.
기업들은 공시를 통해 투자자 유치 등의 이득을 얻지만 관련 비용도 수반된다. 공시를 위해 외부감사를 받는 등의 자체 비용도 있지만 정보 노출로 인한 보이지 않는 비용도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비용을 간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경쟁사에 회사 정보가 노출되기도 하며 노출로 인한 공격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은 정부 관료가 회사의 높은 실적을 보고 뇌물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를 떨쳐버리기 쉽지 않다. 또한 행동주의 주주들은 자신의 목적을 취하기 위해 회사의 정보를 악용할 수도 있다.
공시의 장점도 있다. 보다 정확한 기업 평가를 되기도 회사의 책임소재도 명확해 진다. 윌리엄 더글라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이 같은 공시의 장점을 기반으로 더 강력한 공시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일반인들은 이런 다양한 공시를 소화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공시에 관심을 갖는 주체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자산과 부채에만, 행동주의자의 경우 지배구조, 단기 실적에만 관심이 있을 것이다. 지수 펀드는 지배구조에는 관심이 없고 회사의 지수에만 주목할 것이다.
정치인, 지역 커뮤니티, 고객들 중 기업의 공시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보를 활용하는 등 정치적 연계가 가능하다는 것. 기업이 정치기부금을 공개하면 이와 반대된 정치 성격을 가진 고객들은 이 기업에 등을 돌릴 수도 있다.
결국 공시에는 숨겨진 비용도 있다. 주체들이 다르고 주체들마다 선호도 다르다. 자본시장의 효율성이 기반 되지 않으면 이런 숨겨진 비용은 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또한 기업 공시에 대한 리뷰, 유의미한 공시인지에 대한 평가, 공시를 위한 프로세스 등을 수시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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