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렉소 사업 확장 의지, 공격적 투자로 이어져 ②국내·미국(TSI) 투트랙으로 로봇 개발 전략 변경
서은내 기자공개 2018-07-12 10:29:54
[편집자주]
스마트팩토리를 화두로 산업용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정, 유통매장, 공공시설에선 서비스용 로봇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로봇 산업은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며 몸값을 높이고 인수합병도 진행되고 있다. 로봇기업들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1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야쿠르트가 의료로봇 제조 자회사 큐렉소를 통한 사업 확장 의지를 다지고 있다. 큐렉소의 로봇 사업은 국내 큐렉소 본사와 미국 계열사 씽크써지컬(TSI) 이렇게 두 회사가 주축이다. 한국야쿠르트는 큐렉소와 TSI에 추가 출자를 지속하고 관련 사업을 양수해 규모를 키우는 등 회사 성장에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올해 2월 큐렉소는 한국야쿠르트가 회사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7년 만에 처음 주주대상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규모는 300억원 가량으로 향후 2020년까지 관절치환 수술로봇, 척추수술로봇, 재활로봇 개발 및 제품 판매 인허가 작업에 투자금의 대부분을 활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큐렉소의 유증은 한국야쿠르트의 국내 로봇사업에 대한 전략 변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큐렉소는 그동안 미국 TSI에서 개발한 로봇제품의 국내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판권을 운영하며 판매에만 주력해왔다. 하지만 국내 본사에서 자체 개발에 시동을 걸면서 자금 투입이 필요해졌다. 큐렉소는 앞으로 미국과 국내에서 투트랙으로 각각 특화된 로봇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한국야쿠르트는 의료로봇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큐렉소를 인수한 이후 인수대금 300억원과 신주인수권부사채 매입액 200억원을 포함해 총 1600억원 가량을 큐렉소의 로봇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구개발이나 미국에서의 임상 승인에 필요한 대부분의 비용이 TSI에서 발생된 만큼 TSI에 추가출자하는 형태로 로봇사업에 지원사격을 이어왔다.
한국야쿠르트는 TSI에 2016년 464억원, 2015년 539억원, 2014년 72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TSI에 출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기존에는 큐렉소가 TSI의 1대주주였으나 지난해부터는 한국야쿠르트의 TSI 지분율이 큐렉소보다 높아졌다. 또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3월 TSI에 대한 2000만달러(약 220억원) 규모의 대출약정을 1년 연장하기도 했다.
이번 큐렉소 유증에 한국야쿠르트가 참여한 규모는 75억원 가량으로 지분 보유분의 약 70%만큼 참여했다. 현재 한국야쿠르트는 큐렉소 지분의 35.56%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현대중공업으로 지분율이 5.9%정도다.
한국야쿠르트는 현대중공업의 의료로봇 사업부를 양수해 큐렉소와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꾀했다. 현대중공업이 큐렉소 2대주주가 된 건 이때부터다. 지난해 말 큐렉소는 현대중공업 의료로봇사업을 현물출자받는 방식으로 111억원 규모에 양수했다. 현대중공업의 보행재활로봇, 환자이송로봇, 중재시술로봇, 정형외과 수술로봇 등을 포함한 사업과 관련 R&D 인력을 전부 양수했다. 양수 대가는 큐렉소 신주로 지분율로는 약 6.8%에 해당한다. 이번에 큐렉소 유증을 거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은 5.9%가 됐다.
큐렉소는 1992년 설립, 2002년 코스닥에 입성했으며 디지털콘텐츠 제작을 주업으로 하던 회사가 전신이다. 2006년 미국 바이오업체로부터 특허권 등 산업재산권을 양수하면서 사업 형태를 전환, 코암나노바이오로 사명을 바꿨고 당시 큐렉소 USA란 이름의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코암나노바이오는 최대 전환사채권자였던 노바트릭스사로부터 의료용수술로봇 '로보닥' 관련 산업재산권을 무상으로 증여받았고 이때 회사명을 '큐렉소'로 바꿔 의료로봇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로보닥은 현재 큐렉소의 주력 로봇인 인공관절수술로봇 '티솔루션원'의 전 버전이다.
이후 큐렉소가 한국야쿠르트에 편입된 건 2011년이다. 한국야쿠르트는 큐렉소를 인수하면서 삼영시스팀(현 팔도)의 무역사업부를 큐렉소에 넘겼다. 로봇사업 자체로는 매출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큐렉소의 매출구조를 안정화하려는 목적이었다.
큐렉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의료로봇 사업은 일반 로봇에 비해서도 더 많은 투자비용과 오랜 개발 기간이 필요한 사업으로 중소기업이 자체 능력만으로 성공시키기 어려운 분야"라면서 "한국야쿠르트의 지속적인 사업 확대 의지 아래 큐렉소의 자체 개발 의료로봇도 3~4년 내로 상용화가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로봇은 의료기기에도 속해있기 때문에 기술 개발 외에도 제품을 인허가 받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필요하다. 제품 사용자들인 의사들이 관련된 논문을 내야하고 이를 참고해 인허가를 받는 장기전이 수반된다.
현재 큐렉소 경영은 한국야쿠르트 출신 이재준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의료로봇사업 인수 이후로는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 출신 정성현 부사장이 기술개발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큐렉소 관계자는 "이재준 대표는 의료로봇 분야 전문가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7년 가까운 기간동안 큐렉소에서 기술지원팀과 함께 제품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다보니 수술로봇 분야에서만큼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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