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적자 자회사 패스모바일 36억 투입 배경은 실적 악화로 결손금 누적…재무개선+신사업 지원
정유현 기자공개 2018-07-17 08:16:12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6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있는 싱가포르 자회사 패스모바일에 신규 자금을 투입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적자 지속에 따른 결손금 누적으로 인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고, 운영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카카오로부터 자금을 받은 패스모바일은 SNS 서비스 고도화 뿐 아니라 신 사업으로 추진중인 인도네시아 웹드라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카카오는 최근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싱가포르 자회사 패스모바일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6억원 가량의 추가 자본 확충에 나섰다. 이번 자본확충은 카카오가 2015년 348억원에 패스모바일의 지분 100%(7312만8000주)를 취득한 후 처음으로 진행된 후속 투자다.
당시 카카오는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각국별 상황에 맞는 특화된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기 위해 미국기업 패스의 폐쇄형 SNS '패스(Path)'와 모바일메신저 '패스톡(Path Talk)'의 자산을 인수했다.
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싱가포르 법인의 사명을 패스모바일로 바꿔 본사를 꾸렸고, 종속법인으로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했다. 현(現) 송지호 카카오공동체성장센터장이 패스모바일의 사업을 진두지휘하고있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주력 지역인 인도네시아의 '패스모바일 인도네시아' 법인이 전반적인 서비스를 담당한다.
카카오는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관련 마케팅 활동을 벌였지만 경쟁 서비스에 밀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패스는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3대 인기 SNS로 꼽히며 월간활성사용자(MAU)가 1000만명에 달했다. 이 때문에 패스 인수를 계기로 해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카카오의 글로벌 사업에 힘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패스에 카카오의 게임,이모티콘, 결제 등을 얹으면 새로운 글로벌 성장 동력이 생길것이란 기대감이다.
하지만 패스모바일은 카카오에 인수된 후 인도네시아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밀리며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누적 적자만 400억이 넘는다. 2016년 11억, 2017년 14억 등 매출 정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기순손실 규모는 커졌다. 패스모바일은 2016년에 132억원, 2017년에 2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패스모바일의 결손금 483억원을 반영해 장부가액을 58억원으로 내렸다.
SNS 관련 사업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패스모바일은 인도네시아 웹드라마 시장에 진출하며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4월 방송한 한국-인도네시아 합작 웹드라마 '러브 디스턴스(Love Distance)'가 패스모바일의 작품이다. 유튜브 뿐 아니라 카카오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의 인구수는 2억명 이상이지만 통신환경이 좋지 않아 웹드라마 분야에서는 태국과 베트남에 밀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2020년까지 통신 환경 고도화 작업이 진행되면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 돼 카카오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패스모바일은 카카오 공동체 내 카카오M이 '크리스피 스튜디오'등 자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키우고 있어 협업을 통해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있다. 카카오M이 카카오에 흡수 합병된 후 영상 관련 신설법인이 설립되는 만큼 패스모바일과 웹드라마 관련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적자 지속에도 카카오가 패스모바일 사업을 지원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패스모바일은 올해 초 동영상, 쇼핑 콘텐츠 경험자 등의 경력직을 채용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웹드라마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동남아에서 다양한 콘텐츠 관련 사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패스모바일이 기존 SNS사업도 하고 있고 웹드라마 시장에서도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번 유증은 규모가 크지 않아 신사업에 대한 지원 차원보다는 패스모바일이 현재 진행중인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받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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