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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 '지스타' 메인 스폰의 시사점 [thebell note]

정유현 기자공개 2018-09-14 08:03:54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3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트나이트' 개발사 미국 에픽게임즈가 한국 법인을 통해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게임 쇼 '지스타 2018'의 메인 스폰서로 나선다. 해외 기업으로는 최초 사례다. 그동안 지스타에 해외 업체의 참여가 저조했고 국내 대형 게임사들조차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에픽게임즈의 등장은 단순 스폰서의 개념을 넘어서는 의미 있는 행보다.

지스타는 해를 거듭할수록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불참이 늘고 있어 국제게임전시회로 불렸던 게임쇼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용에 비해 전시회의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대형 업체들조차 매년 지스타에 부스 차리는 것을 저울질한다. 또 국제게임 행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해외 업체의 참여가 저조한 점은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혔다.

올해는 그 간극을 에픽게임즈가 채웠다. 심지어 메인 스폰서로 등장했다. 최근 지스타 메인 스폰은 전년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국내 회사가 맡았다. 올해는 지난해 '배틀그라운드'로 상을 휩쓴 펍지 혹은 모회사 블루홀이 맡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펍지의 경쟁사인 에픽게임즈가 한 발 빠르게 메인 스폰서 자리를 꿰찬 것이다.

포트나이트는 전 세계시장에서 이미 1억 2500만명의 유저가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 5월 기준 월 매출 3억 달러를 넘긴 게임이다. 해외에서는 배틀그라운드의 매출을 앞섰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힘을 못쓰는 분위기다. 이에 국내 업체들이 힘을 빼고 있는 지스타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매출이 안 나오는 국가에서 마케팅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 마케팅을 강화하는 에픽게임즈의 전략은 이례적이다.

우려스러운 대목도 있다. 에픽게임즈가 공격적 마케팅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경우 결국 국내 게임사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 국내 게임 업체들은 생존 전략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보다는 글로벌 시장에 무게를 두고 있어 국내에서 점유율을 뺏기는 것은 시간문제다.

글로벌에서 영향력 있는 에픽게임즈가 메인 스폰서로 나섰다는 것만으로 지스타의 위상은 높아질 수 있다. 내년 지스타 행사는 더 많은 해외 업체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고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진출도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게임 산업의 무대는 '글로벌'이다. 효과나 규모를 감안해 국내 게임쇼에 참여를 저울질하는 것은 1차원적이다. 에픽게임즈의 행보를 마중물 삼아 국내 업체들도 다시금 지스타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 국내 업체들조차 관심을 갖지 않으면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바라는 것은 어렵다. '지스타 2019'는 국내 업체들이 주도권을 잡고 국제 시장에서 주목받는 게임쇼로 만들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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