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정당성' 강조하더니…대우조선·대우건설 매각 대비 [대우조선해양 M&A]공개경쟁입찰 후 호반건설 인수 불발, 향후 매각과정 여파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19-02-01 08:01:03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1일 1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별다른 입찰 없이 현대중공업과 접촉해 진행하면서, 불과 1년 전에 있었던 대우건설 매각과 크게 대조되고 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 여파가 과거 대우건설 매각은 물론 향후 과정에서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산은은 31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주식 전부를 현대중공업 앞 현물출자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기본합의서 체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협의를 진행한 결과 산은 보유 주식을 현금으로 매입하는 대신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함으로서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를 지원토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이번 매각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민간 주인찾기'가 필수적이고, 빅(Big)2 체제로의 조선산업재편 추진 병행 필요했다는 점 등 나름의 논리를 펼쳤다. 또 삼성중공업에도 접촉할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매각 진행 과정이 그간의 사례들과는 배치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간 산업은행은 지분을 보유 중인 기업 매각을 추진하면서 대부분 '공개경쟁입찰'로 진행했다. 이번처럼 특정 기업과 수의계약을 하는 방식과 유사한 스토킹호스 방식을 통해 매각한 사례는 드물다. 스토킹호스 방식이란 매각측이 인수의향자와 공개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인수를 원하는 다른 원매자에게도 인수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수의계약과는 차이가 있으나 처음부터 특정 원매자를 점찍어 매각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수의계약과 비슷하다.
특히 대우조선해양과 비슷한 몸집을 가진 대우건설 매각과 대비되고 있다. 약 1년 전 진행된 매각 당시에도 여러 논란이 없지는 않았지만, 산은은 큰 틀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우건설 매각이 최종적으로 무산됐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에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산은은 대우건설 매각 때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했고, 2017년 10월 주식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주관사는 국내외 188곳의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다. 다음 달 진행한 예비입찰에 13곳이 참여했다. 그 후 호반건설,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중국계 사모펀드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등을 숏리스트(예비적격후보)로 추리는 등 정해진 절차를 이어갔다.
그 후 본입찰 후 일부 논란이 불거졌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내세워 해명하는 식으로 돌파했다. 본입찰에 단독으로 들어간 호반건설 산은이 매물로 내놓은 대우건설 지분 50.75% 전량 인수가 아닌 분할 매입을 제안했다. 그러자 산은은 매각추진위원회를 열고 분할 매각 방안을 논의했고,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산은은 2016년 열린 이사회에서 대우건설 매각을 결의할 때 분할 매각도 포함된 방식이고, 매각 예비입찰 안내서에 일부 지분매각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 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잠재 플랜트 부실을 내세워 최종적으로 인수가 불발로 끝났다.
대우건설과 달리, 이번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산은이 주도적으로 인수후보자와 물밑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결정돼 과정 자체가 크게 대비된다. 만약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 때도 현재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동걸 산은 회장은 대우건설의 가치를 높인 후 재매각을 추진하겠다면서, 매각 시한은 2020년까지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진행될 대우건설 매각에서 이번 사례가 영향을 끼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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