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눈물의 로즈데일빌딩 '투자금 회수' 매도자 인트러스투자운용 구원투수 등장, 매각 시도 1년반만에 딜클로징
김경태 기자공개 2019-05-07 14:19:21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2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인트러스투자운용이 설정한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서울 수서동 로즈데일빌딩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약 1년 반전에 매각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원매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난관에 봉착했지만, 인트러스투자운용이 금융권과 협업해 매수자로 나선 덕분이다.◇1년 반 동안 매각 작업 답보, 매도자가 구원투수로
국민연금의 로즈데일빌딩 투자는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트러스투자운용은 국민연금과 함께 로즈데일빌딩을 매입하기로 하고 2008년 2월 '인피니티 엔피에스(NPS)제1호'라는 리츠의 영업인가를 받았다. 국민연금은 리츠의 지분 100%를 보유했다. 설립 시기에 리츠의 존속기한을 10년으로 만들었고, 애초 계획대로라면 2018년 2월까지 투자금 회수를 마쳐야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과 인트러스투자운용은 2017년 10월부터 매각을 본격적으로 시도했다. 같은 달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후 원매자 물색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 센트로폴리스, 써밋타워, 퍼시픽타워 등 다수의 우량 프라임오피스가 매물로 등장한 탓에 원매자들의 관심이 분산됐다.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고, 시장 상황을 관망했다. 그 후 리츠의 존속기한이 다가오자 1년 연장했다.
로즈데일빌딩이 원매자들의 큰 관심을 얻지 못했던 데는 당시 다수의 매물이 등장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구분소유 건물이라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피니티NPS제1호는 로즈데일빌딩의 일부인 연면적 5만5462㎡를 보유했다. 상업용 부동산을 투자하는 운용사와 금융권은 최근 구분소유 건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건물 관리 등에 있어 다른 소유자와 협의해야 하는 등 일괄적인 부동산 관리와 가치 증대, 향후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었다.
매각 측은 작년 여름 입찰을 진행했지만 3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3곳 중 1곳이 매도자인 인트러스투자운용이었다. 실제 외부에서 관심을 갖고 참여한 것은 2곳에 불과했던 셈이다. 그 후 인트러스투자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반년 넘게 거래가 완료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인피니티NPS제1호는 작년 12월 존속기한을 1년 더 늘렸다. 존속기한을 늘리던 때에는 딜 클로징을 올해 1월 말로 예상했지만, 이마저도 연기됐다. 인트러스투자운용은 이달 23일 로즈데일빌딩 매입을 완료했다. 2017년 10월 매각 작업을 시작한 후 1년 반만이다.
◇시장 기대보다는 낮은 매매가격, 장부가보다는 300억 높아
인트러스투자운용은 국내 금융사 등의 투자자들과 손잡고 로즈데일빌딩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부동산업계에 띠르면 인트러스투자운용은 이번에 리츠가 아닌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로즈데일빌딩을 샀다. 매매가격은 1880억원이다.
이 중 대출(론)로 매매금액의 70%에 육박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대출 투자자로는 △메리츠종금증권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롯데손해보험 △한국투자캐피탈 등이 이름을 올렸고, △광안신용협동조합 △광주문화신용협동조합도 등장했다. 대출 투자자들의 채권최고액은 1537억원이다. 채권최고액이 일반적 대출액의 120%로 설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1281억원을 대출했다.
딜클로징이 된 만큼 향후 인피니티NPS제1호의 청산 작업이 완료되면 국민연금은 투자금 회수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다만 시장 전망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져 매각 차익으로 인한 이익은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17년 10월 로즈데일빌딩이 매물로 나왔을 때 업계 관계자들은 로즈데일빌딩이 3.3㎡(평)당 매각가가 1500만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인근에 소재한 수서효성빌딩이 최근 비슷한 수준에 매물로 등장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매각가인 1880억원에 연면적을 고려하면 3.3㎡당 매각가는 1120만원으로 계산된다.
단위면적당 가격은 낮았지만, 총 매각가로 볼 때 11년 전 매입 때보다 높게 판 만큼 이익을 볼 수는 있다. 그리고 장부가보다도 높게 매각했기 때문에 리츠의 주주인 국민연금은 투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인피니티NPS제1호가 작년 11월 말 설정한 로즈데일빌딩 장부가는 1580억원이다. 장부가보다 300억원 높게 판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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