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핀 시대 개막, 한투-카카오 vs 미래-네이버 한국증권, 카카오뱅크 시너지 톡톡…미래대우, 네이버파이낸셜 '맞불'
양정우 기자공개 2019-07-30 13:55:04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9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시장에 기술(IT)이 금융을 주도하는 테크핀(TechFin) 시대가 열리고 있다. '카카오-한국투자금융그룹'과 '네이버-미래에셋금융그룹' 연합 전선이 본격적으로 맞부딪힐 태세를 갖추고 있다.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는 진즉부터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으로 진용을 꾸린 뒤 서서히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 연합이 네이버파이낸셜 설립으로 맞불을 놓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일단 '뱅크'가 아닌 '이커머스' 기반이지만 국내 금융시장의 패권을 두고 두 연합군이 격돌을 앞두고 있다.
◇한국증권-카카오, '기술+금융' 선두주자…카카오뱅크, '시너지' 기대 이상
금융과 기술이 접목된 핀테크를 넘어 기술 역량이 금융시장을 이끄는 테크핀 시대가 도래했다. 무엇보다 한국투자증권이 새로운 트렌드에서 한발 앞서고 있다. 국가대표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와 설립한 카카오뱅크를 통해 이미 시너지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뱅크의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다. 한국투자증권 연계 계좌는 출시 50여일 만에 70만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더구나 아직 증권 업무를 경험하지 못한 20~30대 젊은층을 새로운 고객으로 흡수했다는 평가다.
증권사의 신규 계좌를 만들려면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계좌가 있는 고객은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1~2분 이내에 신규 주식계좌를 신청할 수 있다. 개인정보를 별도로 기입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시중은행이 보여주지 못했던 각종 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출범 2주만에 고객 200만명, 수신 1조원을 달성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파괴력을 과시했다.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한 카카오뱅크의 행보는 앞으로도 한국투자증권의 신규 고객 유치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두 회사는 첫 협업 결과물에서 거둔 예상밖의 시너지에 고무돼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은행 업무는 물론 거대 플랫폼으로서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1000만명이 넘는 고객층을 토대로 각종 금융 영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할 것"고 내다봤다.
◇네이버파이낸셜, 커머스 플랫폼 강자…두 연합전선 격돌 '불가피'
지난 2016년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한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도 '한투-카카오' 연합에 대응책을 내놨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서비스 사업부문을 분할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신설하기로 했다. 네이버페이는 1000만명의 월간 활성이용자(MAU)를 기록하는 대표적인 커머스 플랫폼이다. 미래에셋대우(계열사 포함)는 향후 5000억원 이상을 네이버파이낸셜에 투자할 방침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결제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네이버측도 일단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장 은행 비즈니스를 둘러싸고 카카오뱅크와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결국 두 연합군의 맞대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두 기업 모두 궁극적으로는 금융 플랫폼으로서 국내 금융시장을 장악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단기적으로 온라인 커머스에 집중된 결제 사업을 오프라인 영역으로 확장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네이버 포인트와 페이를 연계해 식당 예약과 현장 결제 등을 지원하는 각종 서비스가 예고돼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미래에셋대우와 머리를 맞대고 증권과 보험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시 1000만명 단위의 고객층을 기반으로 각종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을 내놓을 수 있다. 두 연합 전선의 정면 충돌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시장 관계자는 "앞으로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의 합작품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결국 IT 기술과 플랫폼을 토대로 금융 영역의 고객을 장악하겠다는 큰그림은 동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파이낸셜의 출범으로 '한투-카카오'와 '미래-네이버' 전선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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