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권, 개선 어려워진 환헤지 여건 '우려' [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파장] 대외악재 겹쳐 환율상승 기류…외화증권 수익률 저하 부담
원충희 기자공개 2019-08-09 13:39:54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6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우대국가) 배제와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확대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로 돌아섰다. 외국자금 이탈 등으로 원화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옴에 따라 해외채권 등을 급격히 늘렸던 일부 보험사들의 환헤지 부담은 좀처럼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지난 5일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17.3원 떨어진 달러당 1215.3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 동안 달러당 32.2원이나 떨어져 2016년 3월 9일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가치로 보면 2년 7개월 만에 1200원대를 돌파했다.
환율 급등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이슈와 미·중 무역분쟁 격화 조짐이 겹친 탓이다. 대내외 악재가 복합적으로 중첩돼 있다 보니 당분간 외환시장의 이 같은 불안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환시장 변동은 환헤지에 주로 쓰이는 외환스왑(FX swp) 포인트 하락으로 이어졌다. 1년 만기 FX스왑 포인트는 전일보다 0.30원 하락한 마이너스(-) 16.70원, 6개월물도 0.30원 내린 -8.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작년 말 최저점을 기록한 이래 계속 상승 중이던 FX스왑 포인트는 지난달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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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권에선 FX스왑 포인트 하락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환헤지 여건이 악화된 탓이다. 안 그래도 일부 생명보험사들은 환헤지비용 증가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다. 한미 금리역전으로 환헤지비용이 늘면서 외화유가증권 운용수익을 까먹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업계의 외화유가증권 투자는 지난 3월 말 100조4003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손해보험업계 대비 3배 많은 수준이다. 2015년 말 47조8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3년 3개월 만에 50조원 이상 늘었다.
개별사로는 한화생명(25조6250억원), 교보생명(17조4571억원), 삼성생명(16조2023억원), 농협생명(13조1001억원) 순으로 많이 보유 중이다. 자산규모 상위 4개사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투자 확대는 내수시장 포화와 자산운용 다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헤지 포지션이다. 환율이 급격히 변동하면 헤지비용 증가로 투자수익을 까먹는 사태가 벌어진다. 특히 외화증권을 단기간 내 급격히 늘린 일부 생보사는 손실이 현실화됐다. 생보업계 2위 한화생명은 2분기 연속, 4위 농협생명은 3분기 연속 적자를 입었다.
한미 금리역전으로 스왑스프레드가 확대되자 스왑금리가 비싸져 환헤지비용이 증가했다. 생보사들이 보유한 외화증권의 대부분은 미국 달러화(USD) 형태라 과거 원·달러 스왑포인트가 좋을 때 헤지한 자산들은 스왑포인트가 하락하면 환헤지비용이 불어나는 구조다.
보험사 리스크관리 담당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스왑포인트가 오르고 스프레드도 좋아지는 추세였는데 대외악재가 겹치면서 지금 같은 환율흐름이 지속된다면 환헤지 여건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 2014~2016년 걸쳐 스왑포인트 좋을 때 외화증권을 많이 늘렸던 생보사들은 가중된 헤지비용 부담을 한동안 안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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