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리포트]만도, 해외사업 중국만 빼고 '질주'미국·인도 등 선전…코로나19로 정몽원 회장 '비상경영' 지휘
김경태 기자공개 2020-03-20 08:30:24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16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만도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내로라하는 자동차부품사 중 하나다. 국내 대부분의 부품사들이 그렇듯 만도 역시 현대차와 기아차가 주요 거래처다. 여기에 태생부터가 범(汎) 현대가에 속하는 만큼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현대차그룹의 사업 확대에 따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부침을 겪으면 그대로 영향을 받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구조는 작년 실적에도 고스란히 잡혔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부진하는 중국에서 만도 역시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매출이 줄고 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미국과 인도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가며 중국에서의 부진을 상쇄했다.
◇중국 매출 비중 5%포인트 축소, 미국·인도 성장 '두각'
만도의 작년 연결 매출은 5조9818억원으로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작년 초에 연간 매출 목표로 제시했던 6조43억원에는 미달했지만, 2014년 인적분할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외형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지역별 성과는 엇갈렸다.
우선 해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이 지속됐다. 만도의 중국지역 매출은 2016년에 1조7715억원이었다. 같은 해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현지에서 부진하기 시작하면서 만도도 악영향을 받았다. 작년에는 1조2674억원으로 전년보다 12.6% 감소했다. 3년연속 내리막길이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가 선전하고 있는 다른 지역에서는 모두 성장했고, 전체 외형 증대를 견인했다. 우선 미국에서 선전했다. 작년 매출 8878억원을 거둬 전년보다 20.6% 급증했다. 만도는 2015년과 2016년에 미국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그 후 재작년까지 부진이 지속됐는데,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인도에서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만도는 2017년까지만해도 감사보고서에 지역별 매출을 공개할 때 인도를 따로 분류하지 않았다. 2018년에는 4465억원의 매출을 거둬 독자적으로 기재되기 시작했다. 작년 매출은 5160억원으로 전년보다 15.6% 증가했다. 인도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최근 가장 공들이는 글로벌지역 중 하나다. 앞으로도 만도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주요 국가 외의 다른 기타지역에서도 성장이 이뤄져 보탬이 됐다. 작년 매출 5501억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만도가 법인을 거느리고 있는 기타 국가로는 브라질과 폴란드가 대표적이다. 브라질법인(MCB: Mando Corporation do Brasil Industry and Commercial Auto Parts Ltda.)의 작년 매출은 550억원으로 전년보다 15% 늘었다. 폴란드법인(MCP:Mando Corporation Poland)는 매출 2469억원을 거둬 23.6% 신장했다.
중국에서의 부진과 다른 글로벌 지역에서의 선전이 맞물리면서 매출 비중에도 변동이 생겼다.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국내로 변함이 없었고 비중도 46%로 같았다. 중국은 21%로 작년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미국은 15%로 2%포인트 상승했다. 인도와 기타지역은 각각 9%씩이다. 전년보다 1%포인트, 2%포인트 올라갔다.

다른 지역은 모두 흑자를 거뒀는데 중국지역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부진했다. 작년 당기순손실 264억원을 거두며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에 있는 법인을 거느린 지주사(MCH: Mando China Holdings Limited)의 작년 연결 당기순손실과 같은 금액이다. 만도와 더불어 국내를 대표하는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중국법인의 손실이 지속되자 작년 장부가를 감액하고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만도도 같은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코로나19 확산 '변수', 비상경영 돌입
만도는 올해 2월초 작년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연결 매출 목표를 6조600억원으로 설정했다. 중국에서 부진이 지속되더라도 작년처럼 국내와 다른 해외 지역에서 선전을 이어간다면 목표 달성을 기대해볼만 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변수로 떠오르면서 매출 목표 달성을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 현재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부품사들 역시 악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과 국내뿐 아니라 만도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해외 국가별 코로나19 확산 저지, 소비심리·경기 회복 여부 등의 차이에 따라 매출 비중이 또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만도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판교 글로벌 R&D(연구개발) 센터에서 노사 간담회를 열고 회사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만도는 이달 생산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추진하기 위해 노조에 관련안을 만들어 전달했다.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이 현실화된다면 2008년 만도가 한라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강원 원주 주물공장 및 관련 사업을 매각하고 외주화하는 방안 등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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