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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은행 판도변화]개인대출 KB, 법인대출 우리…성장성은 하나 '우월'⑪카뱅·케뱅 신용대출 초고속 성장, 중소형은행 설자리는 점점 좁아져

고설봉 기자공개 2021-08-26 07:51:41

[편집자주]

국내 은행들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예대마진이란 공통의 영업방식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저금리 영향으로 대출시장이 커지면서 은행들의 경쟁구도도 한층 더 복잡해졌다. 특히 각종 지표들을 살펴보면 은행간 시장 지배력과 경쟁력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엿보인다. 더벨은 금융사들이 제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은행업권의 판도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5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출은 은행의 존재 이유다. 은행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90%는 대출에서 발생한다. 그만큼 대출시장을 놓고 벌이는 은행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최근에는 디지털금융 확산과 함께 대출시장 경쟁 양상이 플랫폼 사업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대형·준대형은행 전성시대…순위 경쟁 치열

더벨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19개 은행 기준 대출시장은 2016년 1분기 말 1349조원 규모에서 올 1분기 말 1937조원으로 43.6% 성장했다. 불과 5년 만에 588조원의 대출금이 시장에 더 풀렸다. 곧 2000조원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각 은행간 경쟁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미묘하지만 판도변화도 감지된다. 저금리 장기화로 조달 경쟁력이 엇비슷해진 상황 속에 대출상품의 채널을 강화하고 우대금리를 수시로 조절해 경쟁하는 양상이다.


국내 대출시장의 왕좌는 KB국민은행이다. 하나은행의 옛 외환은행 인수합병으로 현재 경쟁구도가 형성된 2016년 1분기 이후 21개 분기 동안 국민은행은 한번도 원화대출금 기준 1위를 놓친적이 없었다.

국민은행의 원동력은 과거 주택은행 시절부터 축적한 주택담보대출 노하우다. 국민은행은 특히 개인신용대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또 기업자금 시장에서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소호대출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그 위세가 조금씩 약화되고 있다. 2016년 1분기 말 기준 15.57%대였던 국내 대출시장 점유율이 올 1분기 말엔 15.25%로 하락했다. 경쟁사들이 주택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등에서 저금리 경쟁을 펼치며 국민은행을 위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1년 1분기 말 현재 대출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2016년 1분기 이후 계속해 우리은행에 밀려 3위에 머물렀지만 2018년 4분기 최초로 우리은행을 넘어섰다.

신한은행은 기업자금과 가계자금 시장에서 고르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를 압도하며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는 상품군은 중소기업대출 뿐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신한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점유율은 11.09%로 국책은행을 제외한 일반은행 가운데 1위다.

법인 관련 대출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국책은행을 제외한 일반은행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법인 대출이 가장 많다. 이를 기반으로 2019년 3분기까지 대출시장 점유율 2위를 지켜왔다.

우리은행의 강점은 대기업대출이다. 올 1분기 말 9.07%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국책은행을 제외한 일반은행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2016년 1분기 말 12.17% 점유율과 비교하면 시장 지배력이 크게 낮아졌다.

또 소호대출과 신용대출 등에선 경쟁사에 밀린다. 올 1분기 말 신용대출 점유율은 11.53%로 농협은행(15.92%)에도 밀려 5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호대출 점유율은 12.49%로 역시 5위에 머물렀다.

우리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는 업계 판도를 크게 바꿨다. 2016년 1분기 말 13.8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2위를 기록한 이후 2019년 4분까지 꾸준히 점유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시장 점유율 13% 선이 무너지면서 신한은행에 2위를 넘겨준 뒤, 올 1분기 말 점유율이 12.74%까지 떨어져 업계 3위를 기록 중이다.

대형은행 4곳 가운데 성장세로 보면 가장 두각을 나타낸 곳은 하나은행이다. 2016년 1분기 이후 올 1분기까지 경쟁 대형은행 3곳 모두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하나은행만 유일하게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2016년 1분기 12.43%대였던 하나은행 시장 점유율은 올 1분기 12.56%로 0.13% 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호 대출, 또 가계자금 가운데선 주택담보대출 점유율이 확대됐다.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의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2016년 1분 말 시장 점유율은 농협은행이 12.56%로 기업은행(12.18%)보다 앞섰다. 하지만 올 1분기 말 농협은행 점유율은 12.56%로 정체된 반면 기업은행은 점유율을 12.31%까지 올라 농협은행과 격차가 줄었다.

다만 기업은행은 기업자금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 1분기 말 시장 점유율은 18.93%로 10.32%를 기록한 농협은행을 크게 따돌렸다.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주력상품인 중소기업과 소호 대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올 1분기 말 중소기업대출 점유율 28.31%, 소호대출 점유율 15.17%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가계자금 경쟁에선 농협은행이 기업은행보다 한수 위다. 올 1분기 말 농협은행의 가계자금 점유율은 14.94%로 국내은행 19곳 가운데 3위다. 주택담보대출 점유율을 14.5%까지 끌어올린 덕분이다. 신용대출 점유율은 15.92%를 기록 중이다. 반면 기업은행의 가계자금 점유율은 4.59%에 그쳤다.

◇신흥 강장 카뱅·케뱅…입지 좁아진 중소형·특수은행

중소형은행과 인터넷은행, 특수은행들의 대출시장 내에서의 경쟁은 대형은행과 준대형은행들의 경쟁과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지방은행과 외국계은행 중심의 중소형은행들은 대출자산 및 시장 점유율 확대 등에서 대형은행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적극적으로 금리 경쟁을 펼치지만 시장 점유율을 확실하게 높이지는 못하고 있다.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핀테크 기업으로서 플랫폼 마케팅을 통해 확실하게 저변을 확대하며 매 분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특수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기업자금 시장에서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최근 불거진 가계자금 이슈의 중심에 있다. 오프라인 점포 없이 100% 온라인 채널을 통해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카카오와 케이뱅크 등이 주인공이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후 첫 분기 결산을 발표한 2017년 3분기 말 0.1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후 매 분기 점유율을 키웠고 올 1분기 말 기준 1.12%까지 점유율이 성장했다. 케이뱅크도 마찬가지다 2017년 2분기 0.04%였던 점유율이 올 1분기 말 0.2%로 크게 늘었다. 이들은 신용대출 위주 가계자금 시장에서만 경쟁을 펼친다. 두 은행 모두 기업자금 시장에선 점유율이 '0%'다.

중소형은행들의 입지는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양상이다. 9개 중소형은행 가운데 2016년 1분기 대비 올 1분기 대출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곳은 SC제일은행과 대구은행 2곳 뿐이다. 같은 기간 SC제일은행의 점유율은 2.03%에서 2.29%로, 대구은행은 2.34%에서 2.35%로 소폭 상승했다. 이외 씨티은행, 광주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수협은행 등 모두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두 곳은 시장 점유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단계로 국책은행 고유 사업영역인 기업자금 시장의 축소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016년 1분기 말 산업은행의 대출시장 점유율은 6.38%였지만 올 분기 말 5.15%로 낮아졌다. 기업자금 시장에서의 위상도 동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산업은행의 기업자금 시장 점유율은 10.9%에서 9.41%로 하락했다.

수출입은행의 시장 점유율도 산업은행과 궤를 같이한다. 대출시장 점유율은 2016년 1분기 말 1.25%에서 올 1분기 말 1.19%로 낮아졌다. 기업자금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2.24%의 점유율이 2.21%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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