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스포츠경영 리포트]정용진의 SSG랜더스, '신세계 유니버스' 영토확장 연결고리유통 비즈니스 접목 계열사 시너지 증폭, '투자·흥행·마케팅' 선순환 효과
이우찬 기자공개 2023-05-22 07:49:55
[편집자주]
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의 스포츠 경영 경쟁이 뜨겁다. 롯데자이언츠는 올해 KBO리그에서 15년 만에 9연승을 달렸고 작년 우승팀 SSG랜더스는 올해도 순항중이다. 두 구단은 적극적인 모기업 투자 속에 계열사 마케팅 협업으로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스포츠 산업화에 기여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신세계를 비롯한 각 유통기업이 운영하는 스포츠 구단의 경영철학과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앞세워 2021년 1월 SK와이번스를 인수해 SSG랜더스(법인명 신세계야구단)를 출범했다. 창단과 동시에 메이저리거 출신 추신수를 영입했고 왼손투수 김광현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40억원가량을 투자해 메이저리그식 클럽하우스를 만들었다. 작년 주축 선수들과 KBO 최초로 비(非) FA 다년계약을 맺었다.정용진 부회장의 적극적인 투자는 SSG랜더스가 작년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머쥐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SSG랜더스는 작년 선수단 운영비로 470억원을 썼다. 롯데자이언츠(262억원)와 한화이글스(275억원)보다 200억원가량 많은 규모다. 정 부회장의 통 큰 투자는 성적·흥행·마케팅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특히 야구단을 활용한 스포츠 경영은 정 부회장이 그리는 신세계 유니버스 확장의 연결 고리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프로야구단 인수, 스포츠 산업화 추구
정 부회장은 프로야구가 인기를 끌고 성적을 내며 비즈니스 모델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수라고 인식한다. 그는 평소 "프로야구가 산업화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차례 밝히기도 했다. 야구단 인수 이후 이뤄진 투자를 놓고서도 "SSG의 투자가 '통 큰 투자'가 아닌 '최소 투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다른 구단들의 투자와 관심 확대로 한국 프로야구 전체 수준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철학 아래 신세계그룹은 SSG랜더스를 유통 비즈니스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연결 고리로 만드는데 주력한다. 야구팬과 신세계그룹 계열사 고객층은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스타벅스 커피, 노브랜드버거, 이마트24 먹거리를 즐기는 야구팬은 이마트, 스타필드를 찾고 SSG닷컴, G마켓에서 모바일로 쇼핑을 즐긴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온오프라인 통합이 가장 고도화된 스포츠로 신세계그룹의 유통 비즈니스를 확장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SSG닷컴을 필두로 온·오프의 경계를 허물며 통합 시너지를 내는데 공들인다. 다음 달 선보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도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이다. SSG랜더스가 계열사 시너지 증폭의 가교 구실을 한다는 게 그룹의 판단이다.
◇유통 비즈니스 시너지 증폭, 신세계 유니버스 확장
SSG랜더스는 야구팬을 신세계그룹의 소비자로 유입시키는 구실을 한다. 예를 들어 SSG랜더스필드에 입점한 매장에서 노브랜드버거를 처음으로 알게 되는 야구팬이 적지않다. 야구 비즈니스가 노브랜드버거 사업 확장으로 이어진다. 노브랜드버거 SSG랜더스필드점은 주말 홈경기가 열리는 날 전국 점포 중 매출 1위를 기록할 만큼 야구팬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룹 계열사들은 신제품이나 새로운 브랜드가 출시됐을 때 야구장 광고나 제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친다. 지난해 11월 18일부터 3일 동안 진행 SSG랜더스의 KBO 첫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 기념행사 '쓱세일'에는 고객들이 몰려들어 일부 매장이 셧다운됐다. 행사 기간 이마트 매출은 전년(2021) 대비 2.1배 증가했고 SSG닷컴은 20% 이상 늘었다.
신세계그룹은 '쓱세일', '랜더스데이' 등 야구단과 연계한 대규모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그룹 19개사가 총출동한 '2023 랜더스데이'에서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목표 5000억원을 넘어선 54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랜더스데이와 비교해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계열사와 SSG랜더스가 협업하는 '데이 마케팅'도 야구팬에게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진행한 '스타워즈데이' 행사에서 경기장 안팎을 스타워즈 테마로 장식하고 포토존, 인기 캐릭터 퍼레이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였다. 행사 전 SSG닷컴에서 판매한 스타워즈 디자인 한정판 유니폼 400장은 5분 만에 완판됐다. 스타벅스코리아와 SSG랜더스가 컬래버한 '랜더스벅' 유니폼도 성공적인 협업 비즈니스로 꼽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프로야구를 기업의 홍보도구가 아닌 비즈니스 모델로 여긴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프로야구를 활용한 경영은 지속된다. 2028년까지 인천 청라에 돔구장을 짓는 동시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도 완공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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