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커버리지 힘싣는 한국증권, 대기업 유증 '필참'CJ CGV·SK이노 이어 한화오션까지…조직 재편 후 '밀착 영업' 강화
이정완 기자공개 2023-09-18 08:02:0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15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현재 진행 중인 대기업 유상증자에 빠짐 없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청약을 마친 CJ CGV를 비롯해 투자자 모집 막바지 단계에 이른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를 모두 주관했다. 2조원대 조달을 목표로 하는 한화오션 유상증자 대표 주관사이기도 하다.지난해 말 커버리지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2개 조직으로 분할한 덕에 고객과 더욱 밀착된 영업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지금도 조달 필요성이 있는 대기업 계열사에 선제적인 제안을 남기고 있단 이야기가 나온다.
◇대형 IB 중 유일하게 3사 모두 주관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공동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함께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마무리 작업을 이끌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와 친환경 사업에 쓸 시설자금과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섰다. 구주주 청약에서 88%의 청약률을 기록해 14일부터 15일까지 실권주에 대한 일반 공모 청약에 나선다.
한국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외에도 적게는 수천 억원, 많게는 조 단위 확보를 목표로 하는 유상증자 대표 주관에 한창이다. 최근 자금 마련이 시급한 대기업 계열사는 유상증자를 주된 조달 창구로 택하고 있다. 경영 사정이 악화됐거나 여전한 고금리 기조에 채권 발행이 부담스러운 기업은 유상증자가 매력적인 수단이다.
대표적인 곳이 CJ CGV다. 그동안 발행한 공모채와 신종자본증권 상환에 주로 사용하기 위해 올해 6월 5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다만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가 하락해 조달 규모가 4400억원으로 줄었다. 이 역시 한국투자증권을 비롯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한화오션 딜에도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품에 안긴 뒤 대규모 시설 투자와 글로벌·친환경 지분 투자를 예고하고 있는데 한국투자증권이 다른 증권사와 함께 조달 도우미로 나섰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월 1조2000억원을 마련한 롯데케미칼 유상증자를 제외하고 모든 대기업 딜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를 제외하곤 최근 수년 동안 주식자본시장(ECM) 주관 순위에서 톱3를 유지할 만큼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메자닌 주관 등에 강점을 보였다. 지난해 말 커버리지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해당 업무를 맡던 IB2본부를 IB2·3본부로 둘로 쪼갰다. 기존에는 커버리지 관련 조직이 모두 IB2본부 산하에 자리했지만 올해부터 커버리지1·2부는 IB2본부, 커버리지3·4본부는 IB3본부에 속해 있다.
조직 개편 후 인력도 늘렸다. 각 본부 차원에서 PM(Product Manager)과 RM(Relationship Manager)를 외부에서 충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RM은 고객 대상으로 영업을 맡고 PM은 발행 관련 업무를 책임지는 만큼 딜에 필요한 인력을 모두 늘린 셈이다.
이를 통해 고객과 밀착도가 더욱 커졌다는 평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조달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기업에 대해선 유상증자는 물론 회사채·메자닌 등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있다"며 "발행사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달 수단을 정한다"고 말했다.
◇유증 주관, KB증권과 '치열한' 1위 다툼
다만 아직까지 올해 유상증자 주관 순위에선 KB증권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4823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해 한국투자증권의 4727억원에 비해 100억원 가량 앞서 있다.
KB증권은 연초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것이 주관실적을 쌓는데 도움이 됐다. 이 밖에도 200억~500억원 사이 유상증자를 대거 주관하며 모든 증권사 중 가장 많은 8건의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연말 1위 탈환을 위해 빠르게 따라잡는 모습이다. 아직 유상증자 주관실적에 SK이노베이션과 한화오션 실적이 반영되지 않아 순위 변동 가능성도 주목된다. 한화오션 유상증자에는 KB증권도 대표 주관사단에 참여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만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유상증자 주관 1위에 오른 뒤 2021년 2위, 지난해 3위에 자리해 1위 복귀 의지가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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