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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컬리, 재시동 분위기 고조…주관사 '신중모드' 고수분기 호실적만으로 부족 무게…수조원 대 밸류 마지노선 '부담'

양정우 기자공개 2024-06-11 07:30:16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컬리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면서 상장 재시동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기업공개(IPO)라는 '빅' 이벤트가 잠재된 업체인 만큼 실적 발표 때마다 재추진의 코멘트를 남기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상장 주관사단은 여전히 신중모드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재상장에 나선 케이뱅크 등처럼 전향적 검토를 벌이는 건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단가를 맞추려면 훨씬 더 돋보이는 성과를 입증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창사 이래 첫 흑자전환…주관사단 전향적 시각 '글쎄'

IB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상장 주관사단은 지난 1분기 호실적에도 본격적 상장 작업을 다시 가동하는 건 이르다는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간 등이 IPO 파트너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컬리는 매출액 5381억원, 영업이익 5억257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 규모는 전년과 비교해 6% 늘어난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30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2015년 창립 이후 컬리가 분기 흑자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컬리의 흑자 전환은 올해 초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사안이다. 지난해 12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기록하자 실적 턴어라운드가 감지돼왔다. 신규 오픈한 창원과 평택 물류센터의 생산성이 증대됐고 기존 송파 물류센터의 철수로 물류 운영의 최적화를 이룬 덕분이다. 주문처리비용을 크게 절감하면서 단가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컬리의 IPO 재추진에 대한 기대감도 계속 고조되고 있다. 앞으로 매분기 흑자 실적을 이어간다면 컬리의 수익 창출 여력이 재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낙관적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연초부터 매월 EBITDA 기준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일회성 비용 절감 이벤트가 아니라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로 볼 수 있는 구조적 개선이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상장 주관사단은 아직 관망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공모주 시장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지만 여전히 컬리가 기대하는 적정 몸값을 받기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알리·테무 등으로 대표되는 C커머스발 위기에도 흔들림없는 고속 성장을 입증하거나 증시 여건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는 한 수조원 대 상장 밸류가 부담스러운 것으로 관측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의 '따따블' 릴레이도 주인공은 중소형주였고 HD현대마린솔루션이나 에이피알 등 성공적으로 상장한 대형주는 모두 실적이 화려한 기업이었다"며 "아직 본격적 수익 궤도에 오르지 못한 유니콘 기업은 상장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컬리, 대형 FI 4조 밸류 투자…당분간 신중모드 무게

컬리는 프리IPO 단계에서 홍콩계 사모펀드(PE) 운용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몸값 4조원을 기준으로 2500억원을 베팅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 FI가 합류한 딜엔 통상적으로 적격상장(qualified IPO) 조항이 붙기 마련이다.

높은 밸류에 투자한 FI는 투자회수 리스크를 방지하고자 적격상장 조항을 활용한다. 공모가의 하한선을 제시할 수 있는데 단연 법적 강제력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낮은 몸값으로도 일단 상장하려는 업체가 나올 수 있지만 FI의 반대로 제동이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장 자금 확보가 우선인 것으로 판단하는 상장예비기업의 오너도 많지만 FI 입장은 천차만별이다. IPO 시장에서는 다른 재무적투자자가 투자단가보다 낮은 공모가를 모두 수용했으나 단 1곳의 반대로 상장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 자금 여력이 풍부한 투자 하우스는 실제 회수보다도 성공적 트랙레코드를 중시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 IPO 본부장은 "상장 주관사단은 컬리가 올해 1분기 실적만으로 4조원 안팎의 몸값을 달성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컬리측과 시장 여건을 놓고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면서도 당분간 IPO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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