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도 시작은 지역의 벤처기업이었다. 벤처캐피탈(VC)의 도움으로 성장·발전했기 때문에 이젠 우리가 지역 벤처기업의 육성에 기여해야 한다.”에코프로그룹 창업자인 이동채 전 회장은 2020년 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CVC)인 에코프로파트너스(당시 아이스퀘어벤처스) 설립을 준비할 당시 이재훈 대표이사에게 이같이 당부했다고 한다.
창업자의 말은 입을 통해 전달되며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이 말에는 크게 보탬이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에코프로파트너스가 설립 이후 지금까지 보여 온 행보 때문이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서울 테헤란로로 몰려드는 다른 VC와는 달리 충청북도 청주에 본점을 두고 설립됐다. 기능적 필요성에 의해 서울에 사무소를 두긴 했지만 여전히 등기상 본점 소재지는 충북소프트웨어(SW)융합센터에 자리하고 있다.
CVC의 설립부터 현재까지 운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재훈 대표의 이력에서도 지역투자에 대한 ‘진심’이 잘 드러난다. 영남대학교 교수 출신인 이 대표는 VC보다는 지역창업 육성과 인연이 더 깊은 인물이다. 우리나라에 테크노파크가 처음 도입될 당시부터 기획을 담당했고 이후 경남 테크노파크원장 등을 지내며 지역벤처 인큐베이팅에 투신해왔다.
이 전 회장의 50년지기이기도 한 이 대표는 창업자의 염원을 고려해 지역의 우수기업 발굴에 집중하며 하우스를 운영해왔다. 친환경·에너지 영역에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에코프로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성일하이텍과 같은 훌륭한 지역기업에 투자했고 출자자에게도 큰 수익률을 만들어 줬다.
에코프로파트너스는 최근 더 주목받고 있다. 펀드레이징이 어려운 시장상황에서 괄목할만한 펀딩에 연달아 성공하면서다. 운용성과와 함께 지역 벤처 육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책자금은 물론 지자체의 적극적인 출자가 몰려들고 있다.
지역 벤처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출자금이 늘어나다보니 다수의 VC가 에코프로파트너스를 롤모델로 지역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에코프로파트너스의 투자포트폴리오를 뜯어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소외된 지역 벤처 투자에 관심이 늘어나는 건 긍정적이지만 이런 VC들이 지역 활성화라는 정책 목적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집중되는 출자금을 얻어내기 위한 ‘반짝’ 관심만으로는 지속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 벤처 활성화를 위해선 돈이 몰리는 곳으로 몰려다니는 철새보다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줄 텃새들이 필요하다.
에코프로파트너스의 지역투자 사례를 연구하는 VC들이 ‘방법론’ 보다는 ‘진심’에 관심을 가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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