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우리소다라은행, 한국계 넘어 외국계 1등 노린다몸집 키워 '규모의 경제' 실현, 자본확충도 활발…기업·여신 균등 성장 지향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영은 기자공개 2024-10-31 10:50:56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대형 은행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자산도 순익 규모도 한국계 은행 중 가장 높다. 그러나 우리소다라은행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현지에 진출해있는 외국계 은행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부다.우리소다라은행은 보다 몸집이 큰 외국계 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2억달러 규모의 자본 확충을 완료했다. 확대된 자본을 바탕으로 더 큰 규모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거래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업금융 뿐 아니라 리테일 부문에서도 고객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강점을 가지고 있는 공무원 연금 대출 상품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직장인 신용대출, 자동차 론 등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현지 외국계 은행 대적할 경쟁력 만든다…2억달러 유상증자 완료
우리소다라은행은 2014년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과 현지 소다라은행이 통합해 출범했다. 국내에서 해외의 대형 상장 은행을 인수한 첫 사례다. 과감한 투자였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한국계 은행 중 자산 및 순익 규모가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한국계 은행 1위에 안주하지 않고 현지 외국계은행과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김응철 우리소다라은행장은 "비전은 인도네시아 TOP15 은행이 되는 것"이라며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10개 내외의 로컬 은행의 점유율이 높고 나머지는 외국계 은행들이 경쟁하고 있는데 그 수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외국계 은행의 진출이 활발한 곳이다. 전국 영업망을 갖춘 105개의 상업은행 중 약 40개가 외국계 은행이다. 비록 현지 4개의 대형은행(BRI, Mandiri, BCA, BNI)이 총자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선제적으로 진출한 외국계 은행도 현지에서 높은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계 은행 Mizuho Indonesia, 말레이시아계 은행인 CIMB Niaga, 싱가포르계 은행 UOB Indonesia 등이 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의 자본금 분류 기준에 따라 3등급 은행으로 분류된다. 인도네시아의 은행은 기본자본(Core Capital)에 따라 가장 작은 규모의 KBMI 1에서부터 KBMI 4로 분류를 하고 있다.
현재 우리소다라은행은 KB뱅크, 인도네시아 하나은행과 함께 자기자본 6조~14조 루피아 수준의 2등급 은행(KBMI III)이다. 한국계 은행 중에는 경쟁력이 있지만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과 비교하면 가야할 길이 많다.
우리소다라은행은 향후 14~70조루피아 규모의 3등급 은행으로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지의 자산과 경험을 흡수해 몸집을 키운 만큼 내실 성장 보다는 규모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은행의 규모가 커질 수록 거액의 대출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규제상 대출 공급시 자기 자본의 25%까지 가능하다.
이를 위해 모행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상반기 우리소다라은행에 대해 2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지난 6월말 기준 우리소다라은행의 자기자본 규모는 11조5852억루피아를 기록했다.
◇기업금융 현지화 박차…리테일 상품 라인업 확대
우리소다라은행은 기업 및 리테일 부문의 동반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업과 개인 여신 부문의 포트폴리오가 균형을 갖추고 있는 은행의 특징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말 기준 기업 여신은 13억9732만달러, 개인 여신은 개인 13억9960만달러로 비율이 1:1 수준으로 맞춰져 있다.
기업여신 측면에서는 늘어나는 자기 자본을 바탕으로 몸집이 큰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을 확대해 갈 계획이다. 한국계 지상사에 안주하지 않고 현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시야를 넓혀간다. 현재 우리소다라은행의 기업 고객은 한국계 및 로컬 여신 규모 역시 1:1 수준으로 균등하게 성장하고 있다.
리테일 부문에서도 상품 라인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기반을 넓혀간다. 우리소다라은행의 주력 리테일 상품은 공무원 연금 대출(KUPEN)이다. 공무원 및 군인연금 수탁은행인 점을 활용해 기반을 넓혀왔다. 그러나 현지 대형 은행과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 성장세를 높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은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직장인 신용대출(KUPEG) 공급도 확대해가고 있다. 한국계 지상사 및 현지 기업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경쟁력 있는 금리의 대출 상품을 공급해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외에도 자동차 론, 주택 모기지 대출, 일반인 신용 대출 등으로 라인업을 점차 다양화해가고 있다.
김 행장은 "3억명 가량의 인구가 일하는 곳에서 개인 대출 뿐 아니라 WM도 지원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우리소다라은행의 청사진"이라며 "아직 그 단계까지는 미치지 못했지만 점차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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