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삼성화재, 인니 생존 전략 '내실성장·동남아 재보험'한국계 기업 대상 재물보험 주력…재보험 법인 '삼성리' 협업 강화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영은 기자공개 2024-11-05 1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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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1일 13: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화재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영 전략은 효율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보험침투율이 낮고 과점 체제가 견고한 현지 시장에서 무리한 영업 확장 대신 내실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보험 사업은 한국계 기업 대상 B2B 서비스에 주력하는 반면 리테일 확장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삼성화재 인니 법인은 동남아 내 법인과의 협업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해외 재보험 출재 수요가 많은 현지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싱가포르 재보험 법인 삼성리(Samsung Re)와의 공동 마케팅을 이어갈 계획이다.
◇효율성 추구…본사 지원 없는 자력성장 지향
삼성화재는 한국계 보험사 중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1996년 현지 손보사 투구 프라타마 인도네시아(Tugu Pratama Indonesia)와 공동 출자를 통해 합작 법인 삼성 투구(PT Asuransi Samsung Tugu)를 출범했다. 현재 주재원 2명과 현지 인력을 포함해 4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화재 인니 법인은 일반보험을 주력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국에서와 달리 자동차보험, 장기보험 등은 취급하지 않는다. 주로 현지에 있는 한국계 기업 및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위험관리 B2B 보험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화재 인니 법인은 현지 상황을 고려해 영업 확장보다는 효율성 중심의 성장 기조를 지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손보 시장은 보험 침투율이 1.4%로 낮고 현지 기업을 중심으로 과점체제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말 기준 상위 10개사의 점유율이 50%이고, 점유율이 2% 미만인 회사가 54개에 이른다. 외자계 보험사로서 현지 시장 기반을 넓히기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한다.
삼성화재 인니 법인도 지난해말 전 보험 종목 기준 점유율은 0.55%로 시장순위 45위에 그친다. 보험 포트폴리오 또한 한국계 기업 비중이 75%로 높다. 최근 3년간 주력 보험상품 판매(P/F) 비중은 재물보험 67%, 기술보험 18%, 배상책임보험 8%, 적하보험 5%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럼에도 삼성화재는 지난 20년간 수입보험료 연평균 성장률 10%를 상회하며 성장을 지속해왔다. 순익 창출을 바탕으로 배당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병관 삼성화재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합자 법인으로서 주주총회시 이익잉여금 처분에 대한 주주간 의결을 통해 매년 모회사로 배당성향 20%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니 법인은 삼성화재 본사로부터의 추가적인 자금 지원 없이 자력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 4000억루피아로 법인 설립시 납입자본금 150억루피아에서 시작해 모회사로부터 추가 자금조달 없이 약 26배의 성장을 이뤘다.
현지 당국이 지난해말 발표한 최소자본금 상향 규제에도 증자나 지원은 따로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말 현지 금융감독청 OJK는 보험 산업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최소자본금 규정을 1500억루피아에서 최소 5000억루피아로 상향 조정했다. 2026년까지 2500억루피아의 자기자본을 충족하고 2028년까지 5000억루피아에 도달해야 한다.
이 법인장은 "현재 2026년까지 충족해야 하는 자기자본 2500억루피아를 이미 충족한 상황이며 2028년까지 최소 5000억루피아 자기자본 규제 충족을 위해 자력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수익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재보험 시장 공동 마케팅 모색…사업 다각화 노력
삼성화재 인니 법인은 내실성장 기조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왔다. 그 중 하나가 동남아 현지 법인과의 협업 비즈니스다. 삼성화재는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도 현지 법인을 두고 있는데 싱가포르의 재보험 법인 삼성리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재보험 시장의 자본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현지에서는 감내할 수 없는 리스크를 해외 재보험으로 출재하려는 자본 수요가 많다. 이를 활용해 현지 기업 대상 물건을 취급할 때 삼성리와 공동인수 및 상호재보험 등의 상호 협력을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이 법인장은 "동남아 시장의 첨병으로 28년간 운영하며 쌓아온 역량과 네트워크,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한국계 보험사 리딩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며 "향후 싱가포르 거점과의 재보험 사업 시너지를 통해 동남아 재보험 시장 확대의 기지로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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