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하나투어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불교 경전의 금언이 떠오른다. 20%대에서 5%로 떨어진 시장 점유율에서 비롯된 우려와 기존 여행업계의 수익구조를 뒤집은 ‘패키지 2.0‘에 대한 불신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걸었다이를 가능하게 한 인물은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다. 함께 회사를 이끌어야 할 공동대표와 핵심 경영진이 이탈하는 상황에서 5년간 우직하게 버텼다. 마침내 찾아온 여행시장 회복기에 하나투어가 재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빠른 의사결정력과 실행력이 있었다.
그런데 송 대표를 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구절을 인용하자니 ‘혼자서’라는 부분이 걸린다. 그는 사내에서 '홀로'나 '혼자', '고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근 송 대표는 직원들과 딸기를 따며 주말을 즐겼다. 한 점심시간에는 도시락을 먹으면서 캘리그라피를 체험했고 어떤 날은 모여서 스피닝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워킹맘으로서 자녀를 둔 직원들과 모여 고민을 나누고 강연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이른바 "써니가 간다"라는 송 대표의 소통 프로그램이다. 송 대표의 이름 마지막 글자에서 착안한 문구다. 보통 선착순으로 모집한 20명 안팎의 직원들과 매번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업무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편한 동료들끼리 취미를 즐기는 분위기로 참여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써니가 간다"의 시작은 2021년 10월이었다. 팬데믹으로 유·무급 휴직을 시행한 지 1년 6개월 만에 전 직원이 정상 근무를 재개한 날 송 대표는 커피차를 불러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직접 커피와 간식을 나눠줬다. 대표 취임 후 사실상 처음 직원들을 대면하는 자리에서 소통과 관계의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송 대표가 강조하는 소통은 하나투어의 업무 문화에도 녹아들어 있다. 벽이나 파티션이 없는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직원 간 소통이 이뤄진다. 임원들 역시 개인 집무실 없이 실무진 옆에서 업무를 본다. 부서 간 협업이 잦은 여행 업계에서 효율적 의사소통 체계는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부분이다.
최근 하나투어 구성원들은 시장점유율 35% 달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경쟁사들의 행보에 신경을 쏟거나 손바뀜을 두고 나도는 풍문에 흔들리지 않고 가던 길을 간다.
무소의 뿔처럼 꼿꼿하되 '써니' 송 대표와 함께해 혼자가 아닌 하나투어의 앞길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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