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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은 지금]1순위 과제는 매각, 어깨 무거운 사내이사들②알리안츠·안방보험→다자보험 인사로 교체…안정성→매각 경영 무게추 이동

강용규 기자공개 2024-07-15 12:54:30

[편집자주]

ABL생명은 긴 역사 속에서 수 차례 손바뀜을 겪은 보험사다. 최근 우리금융그룹의 M&A 대상이 되면서 또 다시 주인이 바뀔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번에는 매각 이후 재무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ABL생명의 경영 현황과 지배구조, 매각 관전포인트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08:0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다자보험그룹의 위탁경영을 받게 된 이후 이사회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알리안츠생명 시절부터 회사를 이끌었던 대표이사가 교체됐고 다자보험 출신 임원이 비상근으로 합류했으며 안방보험 출신의 투자 전문가가 회사를 떠났다.

업계에서는 일련의 지배구조 재구성을 두고 ABL생명의 매각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했으며 이는 지난해 공식적인 매각 절차가 진행되며 현실화했다. 지난해 매각은 결국 성사되지 않았으나 대주주는 이사진을 전원 유임시켰다. 올해 다시 우리금융그룹으로의 매각 기회가 온 만큼 결과를 내야 하는 사내이사들의 어깨가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년에 걸친 이사진 재구축, 매각의 포석

ABL생명은 2016년 12월 알리안츠그룹 산하에서 안방보험그룹 산하로 매각됐다. 안방보험은 ABL생명의 사내이사 3명을 알리안츠 출신 인물과 자사 출신 인물, 외부 인물로 균형 있게 기용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ABL생명을 안정적으로 경영하기 위한 인사 기조였다.

2017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된 순레이 사장은 알리안츠그룹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보험 전문가다.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에는 ABL생명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었다. 다른 사내이사에는 안방보험인터내셔널의 투자부문 이사를 지낸 왕루이 이사가 CIO(최고운용책임자) 부사장으로, 외부 출신인 로이구이 메이플트리 재무이사가 CFO 부사장으로 각각 합류했다.

안방보험은 2018년 경영난으로 인해 다자보험의 위탁경영을 받게 되면서 ABL생명도 2019년부터 이사진 구성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선 대표이사가 외부 출신의 시예저치앙 현 사장으로 교체됐다. 다른 사내이사 중에서는 왕 부사장이 남고 로이 부사장이 떠나며 사내이사 자리가 2자리로 축소됐다.

기타비상무이사로 ABL생명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짜오홍 안방보험그룹 부사장 역시 이사회 의장을 시예 사장에 넘기고 물러나면서 이 자리는 한동안 공석으로 남았다. 이후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는 2021년 4월 짱원위 다자해외지주 홍콩이사총경리, 같은 해 11월 리쭝위엔 다자보험그룹 해외업무총괄이 연달아 선임돼 다자보험이 ABL생명 경영에 관여하는 '통로'가 됐다.

업계에서는 특히 리 총괄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에 주목했다. 다자보험은 안방보험의 해외자산 중 비핵심자산의 매각을 위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었으며 리 총괄이 해외자산 매각업무를 담당하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자산매각 실무자를 ABL생명 경영에 참여시켰다는 것은 ABL생명의 미래가 매각임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2022년 9월에는 왕 CIO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고 송민용 CFO 전무가 왕 부사장이 수행하던 사내이사 1자리의 공백을 메웠다. CFO가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ABL생명의 매각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분위기가 업계 안팎에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이 인사를 통해 ABL생명 이사진에서 알리안츠 및 안방보험 출신 인물이 모두 빠져나가게 됐다.


◇본격적 매각 개시, 권한 더해지는 사내이사진

다자보험은 ABL생명 이사진을 시예 대표이사-송 전무-리 기타비상무이사에 4명의 사외이사를 더한 체제로 완성한 2022년 말 ABL생명의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해 지난해 11월 매각 시도가 무산됐다.

올해 3월 ABL생명은 송 전무와 사외이사 2명 등 등기이사 3명의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3월 말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3명 모두 연장 임기를 부여받았다. 매각 절차를 경험한 이사진을 재신임해 경영 기조의 유지를 원하는 대주주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바라봤다.

현재 우리금융그룹이 다자보험 산하 국내 보험사인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리 기타비상무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진이 다시 원활한 매각의 임무를 부여받은 셈이다.

최근 ABL생명은 이사회 내 소위원회 중 하나인 경영위원회를 폐지하고 경영위원회의 역할을 사내 조직인 운영결정위원회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경영위원회는 시예 사장과 송 전무 등 사내이사 2인만의 소위원회였다.

업계에서는 이 역시 원활한 매각 과제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영상 중대 안건의 의사결정을 위해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를 소집하는 절차 없이 시예 사장과 송 전무, 이 기타비상무이사의 상시 논의만으로 이사회에 안건 상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ABL생명 측에서도 이번 이사회 개편의 이유를 '신속한 외부상황 대응'으로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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