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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만에 적자 현대건설, 차환 대신 IR에 집중 내달 만기채 상환에 무게…건설 투심 회복후 등판 관측

이정완 기자공개 2025-02-03 07:58:1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10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사업 손실로 인해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플랜트 현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처리하면서 1조원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계에서 최고 수준 신용도를 갖추고 있는 현대건설도 공모채 발행이 조심스럽다.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채 3300억원은 일단 현금 상환이 유력하다. 지금은 기존 회사채 투자자에게 적자 배경을 설명하는 IR(Investor Relations)만으로도 바쁘다.

◇'1.2조' 영업적자에 발행 숨고르기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다음달 총 3300억원 규모 공모채 만기가 도래한다. 다음달 17일에는 5년 전 발행한 2500억원 회사채를 갚고 뒤이어 28일에는 2년 전 조달한 800억원 공모채를 상환하는 일정이다.

상환 규모가 크다 보니 차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현대건설은 2020년대 들어서도 2022년만 한 해만 제외하고 매년 시장을 찾은 정기 이슈어(Issuer)다. 'AA-'라는 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어 투자자 신뢰가 컸다. 지난해에도 건설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던 연초 공모채 시장을 찾아 3000억원 조달에 성공했다. 1600억원 모집에 6850억원 수요가 확인될 정도로 투심이 탄탄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22일 연간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1조220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32조69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으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에서 대규모 손실을 반영했다. 공사 도급액이 4조원 넘는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원유 정제설비 현장과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에서 1조원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가뜩이나 건설채는 등판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최근 2022년 들어 시작된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해 투심이 우호적이지 않다. 부동산PF 불안과 2023년 말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등이 이어지면서 쉽사리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올해도 연초부터 중견 건설사 신동아건설이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 실적 발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발행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특별히 논의하고 있는 내용도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채권 투자자 대상 IR에 집중

IB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기존 발행된 채권 투자자를 대상으로 적자 배경과 내년 실적 전망을 설명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단기물 발행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만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실적 관련 IR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미 신용평가사에서 현대건설 신용도와 관련해 일부 우려 섞인 시선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현대건설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뀔 만한 상황은 아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손실 인식으로 재무안전성 저하가 불가피하지만 우수한 자본완충력을 감안하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지금 시점에서 만기채 현금 상환에 큰 부담이 있는 건 아니다. 작년 말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이 5조4000억원에 달하고 별도 기준으로 봐도 약 3조20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달 3300억원 회사채를 갚아도 조 단위 현금에는 변화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계속 보유 현금으로 회사채를 갚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대건설은 오는 9월에도 2500억원 규모 공모채 만기가 다가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는 물론 PF 과정에서 현대건설이 책임준공을 확약한 사업장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하기만 해도 바쁘다"며 "실적 우려가 해소된 뒤 등판 시기를 고민할 듯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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