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8000억 유통사 오명 벗는다 '체질개선' 승부수 화이자 코프로모션으로 매출 고속성장의 이면, 자큐보 필두로 수익개선 집중
정새임 기자공개 2025-02-20 08:46:44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09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부 '상품' 중심의 성장은 양날의 검이다. 외형 확장의 달콤함 뒤에 저수익성이라는 과제가 남는다. 제일약품이 매출 8000억원에 달하는 영광 뒤에 '유통사'라는 오명이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화이자의 '올드드럭' 공동판매(코프로모션)로 성장한 제일약품이 본격 체질개선 변화를 꾀한다.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걸고 매출 구성에 변화를 줄 전망이다. 자체 제품으로 승부하는 결단을 내렸다. 외부 상품 3종과의 공동판매 계약이 종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처방액 약 1500억원에 달하는 3종 의약품 계약이 종료되면 외형 감소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자체 제품을 키워오면서 수익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내실에 집중할 전망이다. 자회사를 통해 상업화에 성공한 자체 신약 '자큐보'도 든든한 존재로 자리한다.
◇고속성장 원천 '코프로모션', 1500억 3종 계약 종료 가능성
제일약품은 글로벌 빅파마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공동판매 하면서 외형을 키워온 대표적인 제약사다. 2000년 초반 2000억원대 초반이었던 매출이 약 5년 만에 4000억원으로 2배 확대했다. 2021년엔 7000억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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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을 키운 효자 상품은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가 대표적이다. 국내 허가된 지 20년이 넘은 올드드럭이지만 여전히 높은 제품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기준 연 원외처방액 1887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의약품 톱3에 꼽힌다.
사실상 리피토의 성장이 제일약품의 성장과 같다. 제일약품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메인 품목으로 자리한다. 이 외에도 리리카, 쎄레브렉스, 란스톤, 뉴로틴 등이 있다.
란스톤을 제외하고 모두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가 만든 제품이다. 화이자가 컨슈머헬스 사업부를 분사하고 마일란과 합병하면서 지금의 비아트리스가 만들어졌다. 화이자 시절부터 손잡고 함께 한 세월이 어연 20년이다.
올해 양사의 계약에 변화가 감지된다. 비아트리스의 일부 품목들에 대한 공동판매 계약이 만료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진통소염제 3종 리리카, 쎄레브렉스, 뉴론틴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제일약품이 3종 의약품으로 얻은 매출은 998억원에 달한다.
연간 1500억원에 해당하는 품목이 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일약품 전체 매출의 20%에 해당하는 만큼 계약 만료가 현실화 하면 외형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외형 아닌 내실에 집중, 든든한 자큐보의 존재
제일약품이 이들 제품과 '헤어질 결심'을 하는 건 외형보다 내실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를 맞이하며 수익개선을 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전부터 향후 상품이 빠질 것을 대비해 자체 제품을 준비하고 있었다.
공동판매로 성장한 제일약품은 본래 영업이익률이 매우 낮은 편이었다. 공동판매는 유통 수수료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약품의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은 정체된 반면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서면서 수익성에 대한 위기감이 불거졌다. 2021년에도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적 있지만 13억원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았다. 이듬해 바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는 영업적자 규모가 3분기 누적 143억원에 달했다. 제일파마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해 설립된 2017년 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당기순손실도 218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연 영업이익의 적자전환은 불가피해 보인다.
더이상 올드드럭으로 드라마틱한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하면서 자체 제품을 키워나가는 내실 다지기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
제품으로 분류되는 라인업 중 100억원 이상 매출을 내는 품목은 리피토플러스와 로제듀오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각각 169억원, 164억원에 달했다. 특히 로제듀오는 전년도 매출이 200억원에 달하는 효자 제네릭으로 떠올랐다.
자체 개발한 신약 자큐보도 갖췄다. 지난해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전사적으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작년 3개월 처방액 36억원을 올린데 이어 올해 1월 18억원 처방액을 기록했다.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는 모습이다.
이 외에도 위수탁을 늘리거나 제네릭 라인업을 확장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감에 따라 올해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자큐보 및 자체 의약품 판매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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