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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회사채 발행 철회…자금조달 '빨간불' "자본잠식 해소에도 실적 개선 필수" 평가

안윤해 기자공개 2025-03-11 07:49:24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10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완전자본잠식으로 거래 정지된 효성화학이 기존 회사채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본잠식으로 효성화학의 향후 회사채 발행 여부가 불투명해졌을 뿐 아니라 당분간 직접자본시장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효성화학은 트랜치(만기구조) 1년 단일물로 오는 14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다. 희망금리밴드는 6.7%~7.7%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도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달 26일 회사는 돌연 회사채 발행 연기 의사를 밝혔다. 이틀 후인 28일 전액 자본잠식을 공시하기에 앞서 선제적으로 발행을 중단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발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효성화학은 최근 3년간 대규모 손실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며 그 규모가 69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감사보고서 기준 자기자본이 -680억원을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효성화학의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약 2조6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회사는 작년 12월 특수가스사업부 매각계약 체결에도 회계상 처분손익이 2025년도로 귀속되면서 손실 발생에 따른 자본 감소를 보완하지 못했다.

효성화학은 주권매매 뿐 아니라 채무증권(채권)에 대한 거래정지까지 이뤄지면서 기존 채권투자자들의 손실도 일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존 투자자들은 거래소가 자본잠식이 해소됐다고 판단할 때까지 해당 채권을 거래할 수 없다.

거래재개 이후도 문제다. 업계에서는 효성화학이 자본잠식을 소명하더라도 시장에서 기발행된 회사채에 대한 수요와 선호도가 지금보다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신용등급의 아웃룩 하향 조정 역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효성화학의 신용등급 및 아웃룩 전망을 'BBB+, 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은 BBB+ 등급에서 아웃룩까지 부정적으로 떨어지면서 더 힘든 국면을 맞았다"며 "향후 자본잠식 해소에 따른 거래 재개 이후에도 기존에 발행된 채권들이 안팔리거나 유통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 사실상 투자자들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말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 특수가스 부문에 대한 매각을 완료한 바 있다. 효성화학은 3월 초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딜과 관련한 대금 9200억원과 약 6000억원의 매각차익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 이후 회사의 재무안정성성 지표의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처분이익을 반영한 1월 말 자기자본은 359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는 해소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장 3월 이후 자본잠식을 해소하더라도 본질적인 실적 개선이 없다면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해 효성화학의 매출액은 2조8382억원, 영업손실 1705억원, 순손실 3257억원을 기록했다.

앞선 관계자는 "효성화학은 발행 때마다 미매각이 발생하는 이슈어인데, 이번 이벤트로 인해 회사채 발행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 당분간 직접자본시장에 나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3월 말에는 거래정지가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회사채 발행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재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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