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07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금융의 지주사 전환은 국내 기업사에 '전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열사를 상장 폐지하고 지주의 완전자회사로 흡수한 파격 개편, 승계를 포기하고 20%포인트 상당의 지분율 손실을 감수한 최대주주.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은 지난 6일 단 하루였으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주식 부호 1위에 올랐다.메리츠의 사례는 지배력 강화만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 중복 상장 등 업계에 만연한 관행을 거스르고 본업에 집중할 때 기업 가치가 얼마나 상승할 수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주사의 강점을 발휘한 경영 효율성 제고, 주주환원 확대를 유일한 목표로 삼고 일궈낸 결과다.
그러나 업계에서 메리츠는 '특이한' 존재 정도로 인식되는 것 같다. 언론에서는 메리츠를 두고 지주사 전환의 모범 사례라는 찬사가 이어지지만 실제로 메리츠처럼 해보겠다고 나서는 금융사는 좀처럼 없다.
은행과 달리 지배주주가 명확한 보험업계는 산업자본과 지배구조가 얽혀있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다. 두 보험사의 지주사 설립설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는데 이 모두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교보생명은 어떨까. 교보생명은 메리츠에 이어 국내 2호 보험지주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최대주주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풋옵션 분쟁을 마무리하자 미뤄뒀던 지주사 전환 작업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생보사 중심에서 손보, 증권, 자산운용 등으로 금융사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게 목표다.
신 회장이 평소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을 강조해온 만큼 지주사 전환 이후 행보에 주목해볼 만하다. 주주환원도 관전 포인트다. 메리츠금융은 지배구조 개편 이후 주주환원율 50% 확대 방침을 세우고 약속을 이행해왔다. 교보생명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메리츠에 걸맞는 주주환원을 펼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작업 목적 중 하나가 승계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신 회장 슬하의 두 아들은 보유 지분이 없지만 개편 이후 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영 승계에 신중한 기조를 보여온 신 회장이기에 지분 승계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메리츠금융이 단행한 일련의 지배구조 개편과 성장 과정이 보험업계의 유일무이한 사례로 남지 않길 바란다. 지배력 확보를 위한 경영이 아닌 본질에 집중한 경영으로 정면승부를 보는 제2, 제3의 메리츠가 등장하기를 기다려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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