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삼라' 떼고 '우방' 붙인 까닭 [영·호남 주택 건설사 리포트]③브랜드 인지도 기반 건설 확장...전국구 도약 모색
고설봉 기자공개 2015-07-03 09:01:00
[편집자주]
최근 건설업계에 영호남 토종 주택 전문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간 축적한 시공 노하우와 수주 경쟁력을 기반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로 영역을 넓혀 입지를 굳혔다. 주택시장의 새 강자로 떠오른 영호남 주택 전문 업체의 사업 동향과 재무건전성 등을 살펴보고, 외형 성장 밑그림을 예측해 본다.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9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SM(삼라마이다스)그룹이 모태인 건설부문에서 브랜드 '삼라'를 떼어 냈다. 대신 영남 연고인 옛 우방건설을 인수해 '우방' 이름을 달고,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SM그룹은 1988년 광주에서 삼라건설로 출발했다. 전라남도 고흥 출신인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광주와 전남지역 아파트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주택 전문 건설사로 호남에서 성장을 거듭하던 삼라건설은 건축공사와 건축자재판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1990년대를 거치며 토목 공사와 부동산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건설업 중심의 성장을 거듭하던 SM그룹은 외환위기로 무너진 알짜기업들을 인수해 회사를 키웠다. 우 회장은 건설회사인 진덕산업(현 우방산업)을 시작으로 조양, 벡셀, 남선알미늄, 티케이케미칼 등을 인수하며 화학, 제조업, 화장품, 헬스케어, 리조트, 선불전자금융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2007년 각종 M&A로 덩치를 키운 우 회장은 SM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그룹을 제조부문, 건설부문, 서비스부문으로 각각 나눴다. SM그룹에 인수합병된 회사들은 기존 사명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건설부문의 경우 '삼라' 타이틀을 떼내기 시작했다. 2012년 옛 우방건설을 인수한 우 회장은 건설부문 자회사들의 사명을 바꾸기 시작했다. 삼라를 제외한 건설부문 5개 자회사의 사명 앞에 모두 우방을 달았다. 그룹의 모태인 삼라건설도 2013년 우방건설로 사명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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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우방건설은 SM그룹 지주회사격인 티케이케미칼홀딩스와 합병을 계기로 성장했다. 티케이케미칼홀딩스가 우방건설을 흡수하는 형태로 합병이 이뤄졌지만 사명을 우방으로 변경했다.
SM그룹에 합병된 후 우방(옛 우방건설)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2년 444억 원이던 매출액이 불과 2년 사이 857억 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2012년 27억 원에 그쳤던 영업이익도 2014년 38억 원으로 늘었다. 우방건설 부도 이후 곤두박질 쳤던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2014년 187위로 상승했다.
이어 우방 이름을 단 우방건설산업, 우방산업, 우방토건, 우방건설 등도 매년 그룹 내 건축공사 일감을 수주하며 성장했다. 또 계열사간 택지 제공으로 주택 분양사업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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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일하게 '삼라' 이름을 고수하고 있는 삼라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2년 203억 원이던 매출액이 2014년 173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적자전환했다.
업계는 SM그룹이 모태인 건설부문에서 사명을 일제히 변경한 것은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SM그룹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모태인 건설업 성장이 정체됐다.
SM그룹은 2000년 이후 수도권 건설시장에 진출했다.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하기위해 서울사무소를 개소하고, 각 지역에서 주택사업을 펼쳤다. 그러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지방 건설사로 남았다.
SM그룹은 결국 대형 건설사 인수로 눈을 돌렸다. 2010년 광주 극동건설, 대구 우방건설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이후 한 때 전국 주택분양 2위의 기염을 토하며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쳤던 우방건설의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워 다시 한 번 수도권 건설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계획은 아직까지는 성공적이다. SM그룹 건설부문 자회사들이 대거 '우방'으로 이름을 바꾸고 옛 우방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유쉘'을 내세워 전국 택지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며 실적을 쌓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은 M&A로 사세를 급격히 확장한 회사"라며 "건설부문의 경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라가 건설업으로 성공한 회사도 아니고, 수익성 자체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우방을 내세워 건설부문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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