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직급·임금 통합후 영업력 '상승기류' [여전사경영분석]과거 2년간 적자로 준비금 보류 유예
원충희 기자공개 2017-12-15 11:04:31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3일 16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손준비금이 하나카드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떠올랐다. 올 3분기 말 97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4% 성장했지만 대손준비금을 감안한 조정이익은 8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 2014년 12월 통합법인(하나SK카드+외환카드) 출범 후 2년 간 이익잉여금 부족으로 준비금을 적립하지 못한 탓이다.다만 옛 외환카드와 직급 및 임금체계 통합이 마무리되면서 조직이 안정되고 영업력은 상승기류를 탔다. 전산통합에 따른 일회성비용 부담도 거의 사라져 외형에 맞는 수익성을 회복했다. '영업통' 정수진 대표(사진)가 운전대를 잡은 덕분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정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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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대부분 준비금으로 쌓아야
지난 9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영업이익은 1253억 원으로 작년 한해 영업이익(937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이익으로는 시장점유율이 우위에 있는 우리카드(1081억 원)마저 웃도는 수준이다. 대다수 카드사들이 지난 8월 실시된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 확대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지만 하나카드만은 홀로 성장했다.
그러나 대손준비금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2017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973억 원이나 대손준비금(실적립기준) 반영 후 조정이익은 8억 5082만 원에 불과하다. 순이익의 대부분(964억 원)을 준비금으로 쌓았다는 뜻이다.
작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756억 원 가운데 754억 원을 대손준비금으로 적립했다. 2014년 12월 옛 하나SK카드와 옛 외환카드의 합병을 통해 탄생한 후 2년 간 이익잉여금 부족으로 준비금을 쌓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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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손준비금은 '기업회계기준 충당금'이 '감독기준 충당금'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만큼 별도 적립토록 한 준비금을 뜻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의 경우 2003년 카드대란 등을 겪은 탓에 감독규정에서 요구하는 충당금 적립률이 회계기준보다 훨씬 높아 그 차이만큼 미처분이익잉여금 범위 내에서 대손준비금으로 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은 4분기에도 이 추세라면 하나카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흑자를 간신히 유지할 수준의 이익만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직급·임금 통합 후 영업력 회복세
다만 옛 외환카드와의 전산통합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일회성비용이 사라지면서 수익능력이 한층 제고됐다. 상이했던 두 회사의 직급·임금체계가 통합되면서 조직도 안정을 찾았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정 대표에겐 3가지 까다로운 과제가 주어졌는데 노동조합 통합, 직급체계 통합, 임금체계 통합이다. 이 중 노조통합은 작년 10월 통합노조 초대위원장이 선출되면서 일단락됐다.
단일노조가 들어서자 직급체계와 임금체계 통합도 수월하게 진행됐다. 직급체계는 두 회사를 혼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옛 하나SK카드는 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관리자) 체계를 가진 반면 옛 외환카드는 계장-대리-과장-차장대우-차장-부장(관리자) 구조다. 연차·경력 등을 고려해 이를 주임-대리-과장-차장-수석-부장(관리자) 체계로 개편했다.
임금체계 역시 옛 외환카드에 비해 다소 낮았던 옛 하나SK카드의 임금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갔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올 1월 노조와 직급·임금체계 통합체례를 합의했다"며 "직급은 두 회사를 혼합했고 하나SK카드 직원들의 임금을 비교적 높은 외환카드 직원들 수준에 맞추는 방향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직급·임금체계 통합으로 조직이 안정을 되찾자 고객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애초 정 대표가 하나카드 사장으로 내정될 때부터 영업력 강화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이 많았다. 정 대표는 옛 보람은행 출신으로 하나은행 호남영업본부장, 리테일영업그룹 부행장, 채널1영업그룹 부행장 등 영업라인에서 오래 근무한 인물이다.
정 대표는 지난 2015년 10월에 출시된 원큐카드(1Q카드)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웠다. 올해 초 약관변경을 통해 부가서비스 혜택을 확대하면서 신용판매 실적을 끌어올렸다. 고객 마케팅의 최전방이라 할 수 있는 콜센터 환경도 개선, 매분기마다 정 대표가 직접 참석해 직원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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