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적격성' 암초 만난 전문 금융 플랫폼 비전 [카카오 금융 리뷰]③지난해 12월 김범수 의장 정식 재판 청구…카카오페이 "준비 마무리 되면 심사 서류 제출"
정유현 기자공개 2019-01-29 08:20:20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8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전이 '대주주 적격 심사'라는 암초를 만나며 난항을 겪고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계열사 누락 신고 혐의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은 것이 대주주 변경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대주주 적격성을 둘러싸고 금융권의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김 의장은 개인 자격으로 법원 약식 명령 판결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카카오페이는 초기 의지대로 신중하게 대주주 적격 심사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기술이 금융을 이끄는 '테크핀(TechFin)'전문 금융 기업으로 도약하는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다.
◇ 카카오페이 바로투자증권 지분 60% 인수…대주주 적격성 논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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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금융 당국의 인가를 받는 것이 필수다. 자산 운용을 직접하지 않고 자산운용사에 맡기더라도 상품 판매를 위한 인가를 취득해야 한다. 이를 위한 빠른 방편 중 하나가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를 인수해 증권업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인수로 라이선스를 확보해 시간을 단축하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받으며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겼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금융회사 인수를 위한 필수 절차로 현행법상 금융회사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 공정거래법, 조세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김 의장은 2016년 카카오 대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 5곳의 계열사(엔플루터, 플러스투퍼센트, 골프와친구, 모두다, 디엠시)를 누락 신고한 혐의를 받았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은 동일인(총수)을 비롯해 그 일가가 보유한 기업과 지분 내역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신고하지 않거나 허위로 보고하면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당시 실무 담당자가 경험 부족으로 계열사 신고를 누락했고 대기업집단 지정 이후 두 달 만에 누락 사실을 인지해 자진신고를 했다. 이후 카카오는 허위 신고나 내부 거래와는 관계가 없는 단순 과실이라는 점을 공정위에 소명했다. 누락 회사의 규모가 작은 점을 인정해 공정위는 해당 사안을 경고 처분하고 사안을 종결했지만 검찰이 법원에 약식 기소하고 법원이 검찰 손을 들어주면서 수면 위에 올랐다.
◇ 12월 김범수 의장 정식 재판 청구 "단순 과실 소명 계획"
카카오페이는 지난 10월 인수 발표 후 대주주 적격 심사 서류를 준비해 12월에 제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 의장의 벌금 이슈가 제기되며 검토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심사가 보류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범위를 동일인까지 확대해서 보기 때문에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는 금융 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중요하게 보는 잣대 중 하나다.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 등을 포함한 제2금융권은 2년마다 대주주 자격을 심사할 정도로 요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금융권에서 카카오 법인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에 오르는 것보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보는 이유다. 대주주 적격 심사는 기존에는 은행과 저축은행에 적용됐지만 2013년 동양 사태를 계기로 금융회사가 오너에 휘둘리지 않도록 제2금융권으로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무죄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김 의장이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금융권에서 부정적인 해석이 나오지만 카카오 입장에서는 재판으로 법원 판단을 뒤집는 노력, 대주주 적격 심사 서류를 신중히 검토하는 것외는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계열사 신고 누락이 단순 과실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고 마무리됐던 사건인 만큼 정식재판에서 법원의 약식명령이 뒤집어질 여지가 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만큼 카카오페이는 재판 진행 상황과는 별도로 준비가 되는대로 금융당국에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이 지난해 12월에 벌금 판결에 불복해 재판을 정식 청구했다"며 "재판에서 계열사 누락건이 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위한 의도가 없다는 점, 단순 과실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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