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건설, 김포 사업법인 살리고 '위기 대비' 잰걸음 [중견건설사 재무 점검]시티해양건설 '대규모 유증' 자본잠식 탈피, 시티글로벌 손실 인식
김경태 기자공개 2019-05-02 14:04:36
[편집자주]
2010년대 중반부터 지방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신흥 중견 건설사들이 탄생하고 위기를 이겨낸 건실한 건설사가 성장을 구가하는 등 중견 건설사의 전성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규제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중견 건설사 사이에 감돌고 있다.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30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티건설 계열은 작년 지배구조에 일부 변화를 겪었는데, 재무적인 부분과 관련이 있었다. 정원철 시티건설 사장은 개인 소유하고 있던 부실 법인인 시티해양건설(옛 금강에스디씨)을 정상화하기 위해 계열의 주력사인 시티글로벌에 매각했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덕분에 금강에스디씨의 재무구조는 단숨에 개선됐다. 반면 금강에스디씨를 지원한 시티글로벌은 손실을 인식했고, 실적과 재무에 영향을 받았다.시티건설의 부실 계열사 살리기는 향후 다가올 위기 대비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시티건설 계열은 작년에도 매출이 2조원을 상회했고, 영업이익이 2500억원을 웃도는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최근 분양 물량을 조절하고 있는 탓에 전년보다 매출과 이익 규모가 줄어들었다. 올해도 예년보다 매출과 이익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부실의 뇌관을 품고 있던 계열사의 손실을 이미 반영한 덕분에 실적과 재무적인 부분에 급격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티글로벌 매출 감소, 시티해양건설 탓 순손실
시티건설 계열 중 정 사장이 최대주주인 시티글로벌은 유일하게 종속사를 보유해 연결 회계를 작성하고 있다. 이 외 다른 계열사들은 정 사장이 각각 따로 지분을 보유하면서 지배하고 있다. 시티글로벌은 연결 실적을, 다른 계열사들은 별도 실적을 기준으로 단순 합계할 경우 시티건설 계열의 작년 매출은 2조372억원이다. 전년보다 19.9%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28.3%, 61.1% 감소했고 각각 2535억원, 97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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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시티건설 계열의 몸집 축소는 대부분 시티글로벌에서 이뤄졌다. 시티글로벌의 작년 연결 매출은 5941억원으로 전년보다 35.5% 급감했다. 금액 규모로 보면 3263억원이 줄었고, 계열 전체의 외형 축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티글로벌의 작년 연결 영업이익은 488억원으로 전년의 2분의 1을 밑돌았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에 837억원을 거뒀지만, 작년에는 마이너스(-) 500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시티글로벌은 2012년 6월 시티해양건설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됐다. 설립되던 당시부터 종속사를 거느려 연결 회계를 작성했다. 그간 2013년에 기록한 당기순손실 15억원이 유일한 적자였는데, 5년 만에 역대 최대 적자를 나타내게 됐다.
시티글로벌의 대규모 적자는 우선 매출의 급격한 감소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는 시티글로벌과 자회사들이 주택사업 시행을 통해 거두는 분양수입이 2017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시티건설 계열은 작년부터 분양 물량 조절에 나서면서 분양수입이 줄고 있고, 덩달아 공사수입도 축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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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감소보다 대규모 적자에 더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자회사 시티해양건설이다. 시티해양건설은 2004년 '금강인터래이드'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곳이다. 그 후 금강세라텍, 금강에스디씨로 상호를 바꿨다. 시티해양건설은 2011년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2년 시티건설(옛 시티이엔씨)과 시티글로벌을 인적분할하면서 외형이 크게 줄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지속했다.
시티해양건설은 경기 김포에서 사업을 진행했지만, 입주민 등과 갈등을 겪으며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이에 시티해양건설이 설립되던 초기부터 지분 100%를 보유하던 정 사장은 작년 4월 말 시티해양건설 지분 전량을 시티글로벌에 5000만원에 매각했다. 그 후 시티글로벌은 작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시티해양건설의 유증에 참여했고 각각 900억원, 200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시티해양건설의 재무는 단숨에 개선됐다. 시티해양건설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자본잠식에 처했었다. 2017년 말 자본총계가 -797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말에는 주식발행초과금 1078억원이 잡히면서 완전자본잠식은 물론 부분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났다.
시티해양건설의 재무구조는 정상화됐지만, 시티글로벌은 타격을 받았다. 시티글로벌은 작년 시티해양건설에 대해 지분법손상차손 841억원과 지분법손실 108억원을 인식했다. 영업외비용에 반영이 되면서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별도 이익잉여금은 2398억원에서 1785억원으로, 연결 이익잉여금은 2367억원에서 1785억원으로 줄었다. 부채비율은 290.5%로 전년 말보다 51.7%포인트 상승했다.
◇시티글로벌 자회사 대부분 반전 이뤄, 주력사 시티건설 견조한 실적
시티글로벌이 작년 시티해양건설의 부실을 정리하는 조치를 단행하면, 향후 자회사로 인한 위기가 전이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시티해양건설을 고심하게 만들었던 김포 임대주택 현장도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이다.
시티건설 관계자는 "김포 현장의 경우 분양전환이 다 마무리돼 사업이 끝나가는 상태"라며 "시티해양건설의 경우 향후 택지 입찰들어갈 때 쓸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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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해양건설 외에 시티글로벌의 자회사 대분은 실적이 정상화돼 재무적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시티개발과 아이시티건설의 경우 2017년과 2018년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작년에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시티글로벌의 종속사 중 시티주택건설이 작년 매출 감소, 영업이익 적자전환, 당기순이익 감소를 겪었지만 향후 새로운 사업을 통해 반전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9일까지 서울 도봉구 쌍문동 380-19번지에 소재한 토지 매각에 나섰는데, 시티건설이 낙찰받았다. 낙찰금액은 235억원이다. 시티건설은 시티주택건설을 내세워 토지를 매입한 후 주거시설로 개발할 예정이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 시티글로벌의 실적과 재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티주택건설이 쌍문동 사업을 올해 내 시작해 수익이 유입되더라도, 시티건설 계열이 최근 분양 물량 조절에 나서고 있어 계열 전체의 매출·이익 규모 감소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티글로벌의 작년 말 공사계약잔액은 111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분양공사잔액은 2565억원으로 69.1% 감소했다.
주력사 시티건설 역시 마찬가지다. 시티건설의 작년 말 건축공사잔액은 5969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4% 늘었다. 하지만 토목·전기 등의 공사잔액은 85억원으로 28% 감소했고, 무엇보다 분양공사잔액이 734억원으로 63% 축소됐다.
시티건설은 여전히 견조한 실적을 거두고 있고, 우량한 재무구조를 지속 나타내고 있어 올해도 리스크 관리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티건설의 작년 매출은 7743억원으로 전년보다 13.6%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49억원, 710억원으로 각각 3.3%씩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전년 말보다 48%포인트 하락한 52%로 사실상 무차입경영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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