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미다스 손? 세운건설의 구조조정기업 사냥 [중견건설사 재무 점검]매출 감소에도 계열 건설사 줄줄이 흑자, 남광토건·한솔건설 일감 증가 '반전 기대'
김경태 기자공개 2019-05-10 08:06:19
[편집자주]
2010년대 중반부터 지방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신흥 중견 건설사들이 탄생하고 위기를 이겨낸 건실한 건설사가 성장을 구가하는 등 중견 건설사의 전성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규제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중견 건설사 사이에 감돌고 있다.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8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운건설은 중소 건설사에 불과하지만,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금광기업과 남광토건, 극동건설을 사들였고 계열의 외형을 단숨에 키웠다. 2016년 말 마지막으로 계열의 새 식구가 된 극동건설을 품은 후에 전체 매출은 6000억원을 상회하기도 했다.하지만 그 후 세운건설 계열의 매출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금광기업과 남광토건, 극동건설은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벗어난 후 모두 재무구조를 개선했지만, 일감 확보는 전성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해 실적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최근 2년간 잔여 일감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반전의 여지는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계열 전체 매출 2년 연속 감소, 수익성은 개선
세운건설 계열을 이끄는 기명철 회장(개명 전 봉명철)은 1995년 전남을 기반으로 세운건설을 설립한 후 사업을 펼쳤다. 세운건설은 2005년 외부감사법인이 된 후 단 한 번도 매출이 500억원을 넘은 적이 없는 중소 건설사로 규모는 작았지만 꾸준히 흑자를 거뒀다.
그러다 2012년 2월 금광기업 인수를 완료하면서 계열 몸집이 커졌다. 세운건설의 인수가 결정됐던 2011년 금광기업의 매출은 2264억원으로 같은 기간 세운건설 매출의 14배 이상이었다. 당시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그 후에도 세운건설의 M&A 먹성은 사라지지 않았고, 2015년과 2016년에 남광토건과 극동건설을 품었다. 남광토건의 2015년 매출은 3023억원이었고, 극동건설의 2016년 매출은 2390억원이었다. 각각 같은 기간 세운건설의 11배, 6배 이상이었다.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기업을 인수했기에, 세운건설 계열의 외형은 급격히 커졌다. 극동건설 인수를 완료한 2016년 세운건설 계열 전체 매출 합계는 6036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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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M&A 후 급속도로 매출 축소를 겪고 있다. 2017년에는 5489억원을 나타냈고 작년에는 523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과 2016년을 비교하면 13.4% 감소했다. 이는 남광토건과 극동건설이 회생절차에 있는 동안 제대로 수주를 하지 못해 일감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남광토건과 극동건설의 매출은 작년까지 감소세를 이어갔다. 남광토건의 작년 매출은 1571억원으로 2015년의 절반 수준을 나타냈다. 극동건설은 1978억원으로 2016년보다 400억원가량 줄었다. 2곳 외에 금광기업의 성장이 정체되고, 작년 역성장을 기록한 점도 계열 매출 감소의 원인 중 하나다.
다만 남광토건과 극동건설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남광토건은 2016년까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거뒀는데, 2017년부터 각각 흑자 전환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111억원, 당기순이익은 57억원으로 각각 6배, 3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7.1%, 순이익률은 3.6%로 모두 전년보다 상승했다.
극동건설은 2015년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하다가 2016년부터 이익을 남기기 시작했다. 지난해도 전년과 비슷한 1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8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극동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2010년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었다. 작년에는 당기순이익 40억원을 나타내면서 턴어라운드했다.
금광기업이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것도 계열 전체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금광기업은 작년 영업이익 47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을 거뒀다. 하지만 매출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이익 규모가 줄었고 수익성이 악화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40.4%, 21.7% 줄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1.9%포인트, 0.3%포인트 하락한 3.4%, 1.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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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계약잔액 증가세 유지, 남광토건·한솔건설 선전 눈길
세운건설 계열이 작년까지는 외형 축소를 겪었지만, 올해는 일부 반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세운건설 계열사들이 확보한 일감이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 6곳 중 건진건설은 공사계약잔액을 감사보고서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제외하고 5곳의 공사계약잔액을 단순 합계하면 작년 말 기준 1조4442억원이다. 전년 말보다 7.2% 늘었다.
일감 확보에서는 계열사 간 엇갈린 성적을 받았다. 이는 세운건설 계열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운건설 계열은 주택사업을 거의 하지 않고 있고, 대부분 공공·민간에서 발주되는 도급 건축·토목 공사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각 계열사 간 먹거리 확보 과정에서 장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서로 겹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우선 계열의 모태로 볼 수 있는 세운건설은 410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2015년 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세운건설의 작년 매출은 198억원으로 전년보다 44% 급감했는데, 향후에도 반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극동건설도 축소됐다. 작년 말 451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9.5% 줄었다. 세운건설과 마찬가지로 3년 연속 감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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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나머지 계열사들은 선전했다. 금광기업의 작년 말 공사계약잔액은 4032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2% 증가했다. 남광토건은 5241억원으로 28.8% 늘었다. 세운건설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4년 말(5452억원) 수준에 근접했다.
한솔건설의 성과도 눈에 띄었다. 한솔건설은 1996년 설립된 계열사로 기 회장이 지분 40.81%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그의 매제 조기붕 부회장은 지분 15.79%를 갖고 있어 2대 주주다. 한솔건설은 2013년 외부감사법인이 됐고, 2016년까지 매출이 100억원을 넘은 적이 없을 정도로 소규모 법인이었다. 그러다 2017년 매출이 108억원을 기록했다.
다시 작년에는 1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수주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2017년 말 공사계약잔액은 2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 말 공사계약잔액이 240억원을 나타내며 역대 최대 수준을 찍었다. 작년 계약금액 238억원 규모의 '목포신항 예부선부두 공사'를 따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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