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열전]네오밸류, IB맨의 승부수…'1조' 부동산 홈런대우증권 출신 손지호 대표 창업, 상가 운영 강점·베이커리 사업 등 다양한 영역 진출
김경태 기자공개 2019-06-13 10:22:00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2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오밸류는 신진 디벨로퍼 중 두각을 드러내는 곳 중 하나다. 2010년대 들어 조금씩 이름을 알리다 최근 급성장하면서 최상위권 디벨로퍼로 성장했다. 작년에는 연결 매출이 1조원을 상회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네오밸류는 단순한 주택 사업을 넘어 상업시설 운영 등 부동산개발 사업 내에서 다각화를 이미 이뤘다. 이 과정에서 식빵 전문 베이커리 매장,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또 사모펀드에 자금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도 발을 담그고 있다.
◇실패하던 IB 출신 디벨로퍼, '1조' 고지 점령
네오밸류는 손지호 대표가 창업한 디벨로퍼다. 손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서울고를 졸업한 후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경영학을 배우면서 사업가를 꿈꿨다. 창업하는데 증권사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판단해 대우증권에 들어갔다. IB사업부와 M&A사업부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경험이 창업을 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됐다.
한국 나이로 31세이던 2005년 네오밸류를 설립하며 사업가로서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실패만 맛봤다. 당시 벤처 투자와 부동산 개발 투자에 잇달아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 인사동에 아트스페이스를 만들기도 했지만, 사업적으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었고 손 대표 역시 몸을 움츠려야 했다.
2010년대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점차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던 2012년 서울 강남 세곡지구에서 강남 세곡지구 '푸르지오시티'를 시작으로 2013년 위례 신도시 아이파크 1·2차, 2015년 구리 갈매지구 아이파크, 광교신도시 아이파크 프로젝트 4개를 연이어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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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에서 네오밸류의 실적을 확인할 수 없었다. 작년 외부감사법인이 되면서 회계 정보를 볼 수 있게 됐다. 네오밸류의 2017년 연결 매출은 3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손실 118억원, 당기순손실 159억원으로 적자였다. 작년에는 매출이 1조1585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439억원, 1772억원이다.
작년 실적 성장은 광교 아이파크와 갈매역 아이파크가 견인했다. 네오밸류는 광교라이프피에프브이(PFV)와 네오밸류갈매PFV를 연결 종속사로 거느리고 있다. 두 곳의 2017년 매출은 0원이었고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각각 6080억원, 549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927억원, 1350억원을 거뒀다.
실적이 급증하면서 더불어 재무 개선도 단숨에 이뤘다. 2017년 말 자본은 마이너스(-) 26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작년 말에는 148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대규모 당기순이익을 거둔 덕분에 이익잉여금이 1289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은 207.4%다.
◇'앨리웨이' 내세워 상가 운영, 펀드 투자 진행
주택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디벨로퍼와 중견 건설사들은 과거 주상복합을 만든 후 상가를 분양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그러다 2010년 중반을 기점으로 상가를 직접 운영하는 사례가 늘기 시작했다. 호반건설의 아브뉴프랑(Avenue France)이 대표적이다.
네오밸류는 이런 흐름의 선두에 있는 디벨로퍼다. '앨리웨이(Alleyway)'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상가시설을 선보였고, 큰 성공을 거뒀다. 이 때문에 네오밸류의 작년 연결 매출 내역을 보면 다른 디벨로퍼와는 차이가 있다. 상품 매출이 5497억원으로 분양수입 6080억원에 육박하는 구조다. 상품매출원가율은 74.7%로 원가 관리에도 능하다.
계열사를 통해 부동산 외 사업도 하고 있다. 손지호 대표와 네오밸류가 각각 지분 50%씩 보유한 어반라이프라는 계열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일본 도쿄의 다이칸야마 쓰타야 서점을 벤치마킹한 북카페 '니어마이비(Near My B)'를 만들었다. 또 베이커리 사업도 하는데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밀도(Meal˚)'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다만 회계적인 측면에서 어반라이프의 성과는 아직 미미한 편이다. 작년 매출은 84억원으로 전년보다 1억원가량 느는 데 그쳤다. 영업손실 41억원, 당기순손실 45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작년 말 자본은 -6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처해 있다.
네오밸류는 사모펀드 투자도 활발히 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IMM스페셜시츄에이션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와 '이지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149호'의 지분을 각각 15.8%, 42.9% 보유 중이다. 취득원가는 220억원, 75억원씩이다. 특히 이지스149호는 신사동에 '인사동 쌈지길' 컨셉으로 개발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다. 개발 과정에서 네오밸류와 국내 1위 부동산전문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의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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