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구조조정]두산중공업 '완전자회사'로 뒤바뀐 운명한국중공업 인수 후 수직계열화·경영정상화 과정 거쳐 지배구조 변화
김경태 기자공개 2019-12-18 10:42:23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7일 17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가 될 예정인 가운데, 두 기업의 지분 출자 관계가 약 19년 전과 판이하게 달라진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두산중공업이 2001년 두산그룹의 일원이 되던 때에는 현재와는 반대로 두산건설이 주주로 참여했었다. 하지만 그 후 수직계열화와 인수합병(M&A), 두산건설의 경영 정상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관계가 완전히 역전됐다.◇두산건설, 한국중공업 인수 당시 주주 등극
두산건설은 1960년 설립된 동산토건이 모태다. 1975년에 그룹의 계열사 중 세 번째로 증시에 상장할 정도로 두산그룹의 중요한 일원이었다. 1993년 현재의 상호로 바꾼 뒤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그룹이 성장하는데 큰 보탬이 됐다.
반면 두산중공업은 비교적 늦게 두산그룹의 식구가 된 기업이다. 두산중공업의 모태는 1962년 탄생한 '현대양행'이다. 현대양행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동생 고 정인영 한라그룹 창업주가 만들었다. 1969년에 일본 토키코(TOKICO)와 미쓰비시(MITSBISHI), 미국 미첼(MITCHELL)과 잇달아 기술제휴를 맺는 등 사업 확대에 속도를 냈다.
그렇게 사세를 키워가던 현대양행은 1980년부터 운명이 순탄치 않았다. 당시 정치권력을 장악한 신군부가 중장비 산업 구조조정 조치를 취하면서 대우그룹에 인수됐다. 대우그룹은 현대양행을 사들인 후 '한국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대우중공업과 협업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하지만 얼마가지 못해 경영 부실화 등을 이유로 공기업으로 전환됐다.
그러다 새로운 세기에 큰 변화가 생겼다. 정부에서는 한국중공업 민영화를 위해 주식 매각에 나섰고, 2000년 12월 두산컨소시엄이 최종 인수후보자가 됐다. 우선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전력공사가 보유하던 한국중공업 지분 36% 인수를 위한 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그 후 2001년 2월 인수대금을 전액 납부해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상호도 두산중공업으로 바꿨다.
당시 두산 컨소시엄에 속한 곳은 ㈜두산과 두산건설 2곳이었다. 그룹이 운명을 걸고 도전하는 인수합병(M&A)에 투입될 만큼 두산건설은 주요 계열사였다. 2001년말 기준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주식 3230만주를 확보해 지분율 31%를 나타냈다.
두산건설은 750만주를 보유해 7.2%였다. 두산건설의 2001년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종속회사를 기재한 부분이 있다. 여기에 지분법적용회사를 포함해 한꺼번에 작성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분법적용회사로 분류됐다.

◇그룹 수직계열화·두산건설 경영정상화 지원, 지배구조 '역전'
두산건설의 두산중공업 주주 등극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두산중공업 인수한지 약 1년만에 위치가 뒤바뀌었다. 당시 두산그룹 차원에서 수직계열화 작업을 진행하고, 두산건설이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경영 위기가 불거진 탓이었다. 두산건설은 IMF외환위기 후 버티는가 싶었지만 2001년 당기순손실 242억원을 거뒀다. 2002년에는 당기순손실이 1543억원에 달했다.
이에 두산건설은 보유 중인 주식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두산중공업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해 들고 있던 보통주 전량인 750만주를 ㈜두산에 넘기면서 주주 지위를 반납했다. 당시 1주당 금액은 1만1000원이 책정됐고 총금액은 825억원이었다. 거래는 2002년 3월 26일에 이뤄졌다.
같은 해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의 주주로 올라서면서 관계가 역전됐다. 두산중공업은 2002년 6월 ㈜두산이 보유한 두산건설 보통주 470만주와 우선주 1만1460주, 2우B 주식 2만926주를 88억원에 매입했다.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두산중공업이 두산그룹의 터줏대감과 같은 계열사의 주주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그 후 두산중공업의 두산건설 지분율은 꾸준히 상승세에 있었는데, 경영 정상화와 관계가 깊다. 2004년말에는 지분율이 30.08%로 올라가는데, 당시 두산그룹이 고려산업개발을 인수해 두산건설에 합병시키면서 확대됐다.
두산중공업은 장내매수로 지분율을 높이다가 2009년말 처음으로 50%를 웃돌았다. 당시 두산건설이 자사주 소각과 이익 소각을 진행했다. 2010년말에는 두산건설과 두산메카텍이 합병하면서 72.75%까지 올라갔다. 2013년에는 두산건설이 단행한 대규모 유상증자에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부 현물출자 등으로 참여하면서 지분율이 상승했다.
2014년에는 지분율이 대폭 하락했는데, 이 역시 두산건설의 정상화와 관련이 있다. 두산건설은 2013년 12월 주총에서 주식병합(자본금 감소)을 결정했는데, 2014년 1월 중순 완료됐고 두산중공업의 지분율이 내려가게 됐다.
그렇게 50%대가 유지되던 지분율은 올해 상반기에 바뀌었다. 두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5월 4200억원 규모의 유증을 단행했는데, 두산중공업이 약 3000억원을 수혈했기 때문이다. 그 후 이번에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작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지분율이 100%에 도달하게 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이 두산그룹의 식구가 되던 2001년과는 상황이 완전히 변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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