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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운용의 시대, 액티브 전략 펀드에 뭉칫돈 패시브 득세 주식형과 대비…금리 변동·크레딧 '운용의 묘'

양정우 기자공개 2022-12-20 08:54:45

이 기사는 년 월 일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펀드 시장에서 적극적 운용 전략을 가진 액티브 스타일의 채권형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서는 패시브 전략의 상장지수펀드(ETF)가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15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올해 채권형 펀드 중에서 누적기준 설정액(지난 14일 기준, MMF 제외)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품은 액티브 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 CD금리를 내세워 히트를 친 '미래에셋TIGER CD금리투자KIS특별자산 상장지수'를 제외하면 최상위권은 모두 액티브 ETF의 차지였다.

'미래에셋TIGER 단기채권 액티브증권ETF'의 순유입 규모가 약 4100억원을 기록했고 '삼성KODEX 단기변동금리부채권 액티브증권ETF'가 약 3400억원을 끌어모았다. '삼성KODEX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증권ETF(3140억원)'와 '미래에셋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 액티브증권ETF(2840억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채권형 상품에서 운용의 존재감이 훌쩍 커진 건 주식형 펀드의 흐름과 정반대다. 주식형 상품의 경우 올들어 몸집을 가장 많이 키운 펀드가 모두 패시브 전략 일색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KODEX 레버리지 증권ETF', '삼성KODEX 200TotalReturn 증권ETF', '미래에셋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증권ETF', '삼성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증권ETF', '미래에셋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증권ETF' 등이 선두권을 이루고 있다.

유독 채권형 펀드에서 액티브 전략에 시중 자금이 집중된 건 펀드매니저의 운용 전략에 따라 플러스 알파가 창출되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글로벌 자산시장이 장기간 초저금리 기조에 묶여있을 때는 운용 역량의 차이가 수익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기준금리가 숨가쁘게 상승하는 가운데 금리 변동의 불확실성도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당장 다음 분기 금리 기조를 놓고도 전문 기관의 예측이 엇갈리면서 운용의 묘를 살려 차별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 향후 액티브 스타일의 채권형 펀드마다 수익률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여기에 크레딧 분석 역량도 자산운용사의 희비가 교차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금리 인상 흐름은 경기 과열에 따른 우려보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조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과도한 유동성 공급 탓에 한 해 동안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급격한 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의 우려감도 키우고 있다. 결과적으로 잉여 현금이 없거나 펀더멘털이 취약한 기업은 크레딧 리스크가 점증하는 난관이 부딪힐 수 있다.

크레딧 리스크가 커지는 국면은 이미 채권을 쥐고 있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등급별 발행 금리가 요동치는 동시에 동일한 등급 내에서도 이슈어(발행사)에 따라 금리가 벌어지는 상황은 분석 역량이 경쟁 우위에 있는 운용역이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여건이다. 무엇보다 투자적격등급의 경계선에 위치한 회사채의 경우 널뛰는 크레딧 스프레드(3년만기 국고채 금리 - 3년만기 AA-회사채 금리)를 활용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게 가능하다.

채권 운용에 힘이 실리는 덕에 새로운 트렌드 흐름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큰 관심을 끈 만기 매칭형 채권 ETF가 대표적이다. 상품별로 2년 안팎의 만기가 설정된 게 특징이다. 만기가 도래하면 상장 폐지되고 상환금을 지급한다. 존속기간이 단기로 확정돼 있기에 청산이 가능하도록 보유 채권의 잔존 만기와 ETF의 상장 폐지 시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운용된다.

올해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미래에셋TIGER CD금리투자 ETF도 과거엔 인기를 끌지 못했던 전략이다. 물론 투자 기회가 올 때까지 임시로 현금을 넣어두는 파킹형 상품이다. 그럼에도 금리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는 니즈를 제대로 파고들었다. CD금리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같은 3개월물 국고채나 통안채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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