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자금시장 흔들리자 CP 택했다 새마을금고 사태 대비 선제적 자금 확보…레고랜드 사태에도 동일 전략 활용
이정완 기자공개 2023-07-14 07:49:13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14시3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시스템이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500억원 규모 단기자금을 확보했다. 364일물로 발행해 CP임에도 상대적으로 긴 만기를 활용할 수 있다.한화시스템은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금 마련에 나섰다. 최근 새마을금고 PF(프로젝트파이낸싱) 연체율 상승 여파로 단기금융시장 경색 우려가 퍼지자 유동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을 때 보인 전략과 같다.
◇'364일물'로 500억 조달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최근 50억원 규모 CP 10건을 발행해 총 500억원을 조달했다. 만기는 내년 7월까지다.
한화시스템은 364일물 CP를 활용해 여유 자금을 확보했다. 2013년부터 투자자 보호와 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해 만기 1년 이상 장기CP를 발행할 경우 증권신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나 만기 1년 이내 CP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364일물 CP는 사실상 장기CP와 유사함에도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피할 수 있어 자금 마련을 위해 활용하는 기업이 많다.
한화시스템은 자본시장에 불안 징조가 보이자 발 빠르게 현금을 쌓아두기로 했다. 시장 환경이 악화되기 전에 자금을 마련한 셈이다. 선제적 대응에 나서게 만든 사건은 새마을금고가 PF 부실 사태다. 부동산 경기 약세로 일부 대출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연체율이 6%를 넘어섰다.
이에 따른 후폭풍으로 채권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채권 매도에 나선 탓에 11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703%를 기록했다. 5월 중순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 초반을 유지했지만 이달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에도 유사한 조달 움직임을 드러낸 바 있다. 작년 10월 CP를 찍어 800억원을 조달했다. 이 때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364일물로 발행했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채권시장에서 자금 경색 우려가 확산되자 곧바로 1년 가량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을 쌓았다.
당시 CP금리가 연말까지 급등한 것을 감안하면 한화시스템의 선택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대 후반이던 91물 CP 금리는 지난해 12월 5.5%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 때의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도 같은 전략을 택했다.
◇'1조' 현금보유고에도 운전자본 확충
한화시스템이 외부 위기 징조에 빠르게 대비하는 이유는 최근 자금 수요 증가와 관련이 깊다.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레이더, 전투지휘체계, 전술통신 등 군 전자장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수년간 대규모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2021년에는 1조3000억원 규모 천궁II 다기능레이다 수출을 비롯해 6000억원 수준 TICN 4차 양산, 3600억원 규모 군위성통신체계II 등의 사업을 따내 약 3조원의 신규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Link-22 체계개발 사업과 중앙방공통제소 성능개량사업 등을 통해 1조7000억원의 수주를 더했다. 올해 1분기 말 수주잔고는 약 5조6000억원이다.

사업 한 건 당 외형이 큰 방위산업 특성상 사업을 따낼수록 운전자본 확보 필요성도 커진다. 방산 분야는 국방예산 확보와 집행 시기로 인해 통상 연말에 수주와 선수금 수취가 이뤄진다.
한화시스템은 2021년 6월 신사업 투자금 마련 목적으로 실시한 1조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비롯 최근 안정적인 영업이익 창출로 1분기 말 연결 기준 1조89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주와 함께 자금 수요도 늘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현금 여력은 풍부하지만 사업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운전자본 확충 목적으로 CP를 발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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