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수익성 높였지만 홍콩ELS 악재에 실적 '뚝' 은행 NIM 개선 불구 순익 30% 감소…비이자 부문 부진
이기욱 기자공개 2024-04-30 12:35:1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그룹이 은행의 수익성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홍콩 ELS 손실 보상 악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핵심 계열사 NH농협은행이 우량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순이자마진(NIM)을 높였지만 영업외 비용 증가로 인해 전체 순익은 급감했다.채권 평가이익 축소 등으로 인해 비이자이익도 크게 줄어들었다. 보험과 캐피탈 등 타 비은행 계열사들 역시 업황 악화로 큰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홍콩ELS 손실 보상 충당 부채 3400억…농협은행, 대기업 중심으로 기업대출 확대
농협금융의 2024년 1분기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 1분기 65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9471억원) 대비 31.2% 줄어든 수치다. 금융지주 4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우리금융그룹(8245억원)과의 순익 격차는 173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에는 농협금융이 우리금융보다 334억원 많은 순익을 거뒀지만 이번에는 그 순위가 바뀌었다.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순익은 758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지난해 동기(1조329억원) 대비 26.5% 줄어들었다. 농업지원사원비는 1232억원에서 1528억원으로 24% 늘어났다.
실적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홍콩 ELS 손실 보상 충당 부채다. 농협금융은 1분기 홍콩 ELS 손실 보상에 대한 충당 부채를 3416억원 적립했다. 이는 KB금융지주(862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그 결과 기타영업외 이익이 지난해 1분기 378억원 이익에서 3021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1조4975억원)와 비슷한 1조4804억원을 기록했다. 핵심 계열사 농협은행이 본업인 이자이익 부문에서 선전을 펼쳤다. 농협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은 1조98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8540억원) 대비 7% 증가했다.
우량 자산 중심의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졌다. 3월말 기준 농협은행의 총 대출 자산은 276조9294억원으로 지난해 3월말(269조3954억원)보다 2.8% 늘어나는데 그쳤다. 가계대출의 경우 130조4307억원에서 130조3012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대신 기업대출을 늘리며 자산의 안정성을 높였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16조3651억원에서 19조3505억원으로 18.2% 늘며 성장을 주도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85조1855억원에서 86조8014억원으로 1.9% 증가했다.
수신 부문에서는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식 예금이 크게 늘어났다. 3월말 기준 수시입출식 예금은 124조7812억원으로 지난해 3월말(114조9592억원) 대비 8.5% 증가했다. 총 원화예수금은 294조5330억원에서 305조3994억원으로 3.7% 증가했다.
전체 수신액에서 수시입출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39.03%에서 40.86%로 1.83%포인트 확대됐다. 저원가성 예금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1분기 1.83%였던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1분기 1.87%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비은행 계열사 다수 실적 부진…그룹 건전성 지표는 개선
은행 비이자 부문과 비은행 계열사는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분기 농협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90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019억원) 대비 5.8% 줄어들었다. 여신 및 외환 관련 수수료가 272억원에서 215억원으로 21% 줄어들었고 신탁업무 수수료도 475억원에서 396억원으로 16.6% 감소했다.
환율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이익도 1938억원에서 1613억원으로 16.8% 줄어들었다. 그룹 전체 비이자이익도 7216억원에서 5046억원으로 30.1% 감소했다.
주요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만이 전년 대비 실적 개선을 이뤘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익은 2255억원으로 전년 동기(1841억원) 대비 18.4% 증가했다. 반면 NH농협생명은 순익이 1146억원에서 784억원으로 31.6% 줄어들었고 NH농협손해보험도 789억원에서 598억원으로 24.2% 감소했다.
NH농협캐피탈 역시 순익이 246억원에서 163억원으로 33.7% 줄었다. NH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3억원 순손실에서 22억원 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아직 그 규모가 크지 않다.
그룹의 자산 건전성은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3월말 기준 농협금융 전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6%로 전년말(0.57%) 대비 0.01%포인트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 비율 역시 지난해말 198.85%에서 올해 3월말 204.68%로 5.83%포인트 개선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거래소, 3시간 심사 끝에 제노스코 상장 '미승인' 확정
- 대방건설, '부채비율 80%' 안정적 재무구조 유지
- [상호관세 후폭풍]'90일 유예'에 기업들 일단 안도, 정부 협상 성과에 쏠린 눈
- 에이치알운용, 한투 이어 '신한 PWM' 뚫었다
- KB증권, 2분기 롱숏·메자닌 헤지펀드 '집중'
- "지분 3%로 이사회 흔든다"…얼라인 '전투형 전략'의 정석
- 하나증권, 성장주 중심 라인업 변화
- 우리은행, 가판대 라인업 확대…'해외 AI·반도체' 신뢰 여전
- 하나은행, 라인업 고수 속 'NH필승코리아' 추가
- 리운운용, 메자닌 전문가 모셨다…투자 영역 확대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제약사 IPO 전략 점검]아이디언스, 일동제약 '신약 가치' 지킬 최후의 보루
- 지오영 '토탈 헬스케어' 속도, IT솔루션 신사업 추진
- [thebell interview]엠비디 "기술수출 기반 해외 활로 확장, IPO 계획 이상무"
- 퓨쳐켐 'ORR 60%' 숨은 의미, 규제기관·경쟁사와 다른 기준
- 에스바이오메딕스, PD '톱 데이터' 재확인 미국 3상 직행
- 'AUM 20조' 아치벤처파트너스, 'K-뷰티 의료기기' 주목
- 엠비디, 키야텍에 암 분석 플랫폼 L/O…'매출기반' 구축
- [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개량신약' 중심 종근당, 녹내장약 '중단' 고혈압약 집중
- 에이비온의 '현금 마련' 전략, 자산처분에 투자유치까지
- [제약사 IPO 전략 점검]제일약품 체질 개선 이끈 온코닉, 확고해진 3세 승계 기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