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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전협상제도 성과 점검]멈췄던 교직원공제회 '더케이호텔' 개발, 내년 초 재개호텔·오피스·리테일 등 복합업무단지로 조성, '이지스자산' 설계사 선정 절차 착수

박새롬 기자공개 2024-12-17 08:05:43

[편집자주]

서울시가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한 지 15년이 지났다. 용도지역 상향 등으로 민간사업자의 사업성을 높여주고, 개발이익 일부를 공공기여로 확보함으로써 민간 개발사업의 활성화와 도시균형발전을 동시에 촉진하는 '좋은 개발'을 목표로 한다. 그동안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활성화 된 민간개발사업 사례를 짚어보고 현재 진행 중인 사전협상 대상지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6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오랜 기간 적자가 이어진 더케이호텔을 R&D 기능의 복합 마이스(MIC) 시설로 개발할 예정이다. 적자에 한때 매각도 검토했지만 서울시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호텔부지를 새로운 용도로 탈바꿈하는 방법을 택했다. 더케이호텔서울 개발 사업은 최대 사업비 5조원이 추산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호텔부지를 오피스·컨벤션·리테일 등 여러 기능이 복합된 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다만 교직원공제회와 서울시의 사전협상 진행은 한동안 멈춰있었다. 교직원공제회가 서울시에 직접 민간사업자로 참여하는 방식을 중단하고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진행하기로 하면서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 9월 이지스자산운용을 위탁운용사로 선정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르면 내년 초부터 서울시와 사전협상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말 호텔 영업 종료, 중단된 사전협상 재개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더케이(The-K)호텔 서울'은 최근 설계사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해안건축과 DA건축, ANU건축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위탁운용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은 PT 진행을 시작으로 설계사 선정을 본격 시작한다. 설계사가 선정되면 서울시와 사전협상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계획이다.

더케이호텔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202번지에 있다. 양재 나들목(IC)과 서초IC,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과 가깝고 인근에 현대자동차 본사와 LG전자 R&D 시설도 있다. 호텔은 1990년 설립돼 지어진 지 34년이 지나며 시설이 노후화됐다. 부지 면적이 9만8820㎡(약 2만9945평)에 이르는데 호텔과 골프연습장 등으로만 사용해 규모나 입지에 비해 토지 이용이 비효율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호텔 적자도 지속되면서 지난 2017년부터 영업 종료 논의가 지속적으로 나왔으나 직원 고용연장 문제 등으로 인해 영업이 조금씩 연장됐다. 이달 말 최종적으로 영업 종료 예정이다.

이에 2022년부터 매각 대신 개발하기로 가닥을 잡고 서울시와 협의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2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더케이호텔 서울 부지를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했다. 양재 인공지능(AI)·R&D 혁신지구 내에 있는 특성을 살려 R&D 혁신공간을 마련하고, 이를 지원하는 마이스(MICE) 기능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민간사업자가 대규모 부지 개발계획과 공공기여방안을 포함한 사전협상 검토신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하면 시가 관계부서 협의를 통해 검토한 이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을 통해 협상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된 민간사업자는 서울시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와 민간, 전문가가 모인 협상조정협의회를 통해 개발 및 공공기여 계획을 논의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교직원공제회의 제안서 접수가 늦어지고 서울시와 공공기여 및 개발계획 등을 구체화하지 못하면서 사전협상 협상조정협의회 시점이 지연됐다. 민간사업자가 우선 사업계획을 구체화해야 서울시가 공공기여와 용도변경 인센티브 등을 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서울시는 2023년 사전협상을 시작해 2025년 착공을 목표로 했지만 수년째 미뤄졌다.



◇이지스자산운용 사업 주도권 수주, R&D 거점 개발한다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해지자 교직원공제회는 주도권을 위탁운용사에 맡기기로 했다. 지난 9월 이지스자산운용이 코람코자산신탁과 마스턴투자운용을 제치고 개발 주도권을 따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사전협상의 주요 내용인 교통대책과 공공기여, 녹지공간 계획을 다각도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직원공제회는 1000억원을 출자해 이지스자산운용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설계 및 인허가, 착공 전 개발작업을 맡게 됐다.

교직원공제회는 더케이호텔 개발사업 관련 설계 및 인허가(1단계)·건물 시공(2단계) 위탁운용사를 각각 뽑는다.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이지스자산운용이 1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2단계 사업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교직원공제회는 프로젝트 시작부터 종료까지 최장 6년이 걸릴 것으로 관측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1단계 사업인 설계 및 인허가 절차를 4년 내 끝내는 게 목표다. 서울시 사전협상을 통해 지구단위계획이 결정 고시되고 나면 도시 인허가와 건축 인허가를 거쳐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우선 설계사를 선정한 뒤 사업계획을 재검토해 서울시에 변경된 사전협상 민간사업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업제안서 제출 및 사전협상 재개 시점은 내년 1분기 중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사업제안 이후 이르면 내년 안에 협상이 끝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2026년 착공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1월 중으로 민간사업자로부터 변경 제안서를 신청받아 검토한 뒤 협상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사전협상은 6개월 안에 끝낸다는 방침이 있어 내년 내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곳에 대한 공공기여로 △인근 녹지(양재천 및 양재시민의숲)와 연계한 오픈스페이스 △광역적 교통체계 개선 △R&D 산업 인프라 조성 △지역에 필요한 다양한 공공시설 확충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R&D 혁신공간을 마련하고 AI양재허브·R&D캠퍼스 등 권역별 R&D 기능을 지원하는 전시 복합 산업(MICE) 기능 도입을 통해 인재를 유치하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더케이호텔 서울은 교직원공제회가 전액 출자한 4개 더케이호텔 가운데 처음으로 개발에 나선 곳이다. 더케이호텔앤리조트는 특급호텔인 The-K호텔서울, The-K호텔경주를 비롯해 The-K지리산가족호텔, The-K설악산가족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가 더케이호텔앤리조트를 통해 호텔 4곳에 출자한 자본금은 총 595억원(100% 지분)이고, 투자금은 총 2934억원이다.

더케이호텔앤리조트는 2017년부터 적자를 이어왔다. 더케이호텔 서울은 2018년부터 적자전환해 △2019년 58억원 △2020년 194억원 △2021년 153억원 △2022년 62억원 △2023년 17억원 등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더케이호텔 복합개발사업 조감도. (출처=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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