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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비상계엄 후폭풍]부동산 PF 시장, 관망세 속 투자 기조 유지시행사·주관사, 대주단 동향 예의주시…정치적 불안 지속, 금융 위축 우려

이재빈 기자공개 2024-12-09 07:49:19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신규투자가 완전히 중단됐던 레고랜드 사태 당시와 대비되는 모양새다. 우량 사업장 위주로 재편된 시장환경과 수차례 위기를 겪은 학습효과, 계엄사태의 신속한 마무리 등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치적 불안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본 PF 전환을 앞둔 디벨로퍼들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말 현재 서소문 오피스 개발사업과 가양동 CJ부지 개발사업 등이 본PF 대주단을 모집하고 있었다.

먼저 서소문 오피스 개발사업의 경우 이달 대출약정 체결을 앞두고 있다. 시행사는 사태 발생 다음날인 5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관들과 접촉해 방침에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확인 결과 모든 기관들이 기존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인공제회 등 상대적으로 계엄사태에 민감할 수 있는 기관도 투자기조에 변화가 없었다.

가양동 CJ부지 개발사업도 자금조달에 이상이 없는 상황이다. 총 3조원을 모집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기관이 한곳이라도 이탈하면 연쇄적으로 투자가 철회될 수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투자 철회 의사를 밝힌 기관은 한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PF업계 관계자는 "계엄사태 이후 대부분의 시행사와 금융주관사들이 대주단과 접촉해 투자의사 변경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현재까지 투자 철회가 현실화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릿지론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개발사업도 현재까지는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브릿지론을 수차례 연장하면서 부실 우려를 받고 있는 세운세운재정비촉진지구 3-3구역 역시 대주단들이 아직 투자 철회를 통보하지 않았다.

2025년 2월 만기가 도래하는 세운지구 6-3-3구역 오피스 개발사업도 대주단의 엑시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시행사 디블록그룹은 이날 NH투자증권 등 대주단과 접촉해 동향을 파악했다.

앞서 비상계엄 직후 일각에서는 부동산PF 시장이 패닉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2022년 말 강원도시공사의 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신규 투자가 완전히 중단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이번에도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우량 사업장 위주로 재편된 시장환경이 시장 불안을 억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부동산 경기침체 초반이었던 당시와 달리 현재는 다수의 부실 사업장이 정리된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우량한 사업장 위주로 시장이 구성돼 있어 시장 불안이 억제됐다는 해석이다.

국내 기관들의 손실흡수능력에 대한 믿음도 시장 불안을 억제한 요소다. 레고랜드 사태 당시 시장은 다수의 기관이 문을 닫을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충당금 설정 등을 통해 기관들이 순차적으로 손실을 흡수하면서 결국은 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패닉셀을 하지 않아도 시장이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는 학습효과가 PF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형성된 셈이다.

부동산 PF업계 관계자는 "불안하지 않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신속하게 계엄령이 해제된 만큼 무리해서 투자금을 회수할 이유가 없다"며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앞장서서 투자금을 회수했다가는 오히려 시장불안을 야기한다는 눈총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정국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은 서로 눈치를 보면서 투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탄핵안 등 정치적인 현안들이 장기화될 경우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시딩북 자체가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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