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31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들은 대부분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 그 중에서도 기술특례상장을 택한 기업들의 사정은 보다 심각하다. 기술평가기관들로부터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예비심사 청구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최소 요건을 충족하기 이전까지 연구개발(R&D)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술특례상장을 노리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본격적인 IPO에 앞서 재무건전성을 가다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안정적인 매출 실현이 어렵기 때문에 연구개발비를 포함한 비용들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이익잉여금을 쌓곤 한다. 서둘러 차입금을 상환하는 기업들도 있다.
반면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고 있는 쎄크는 여타 기업들에 비해 조금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 부채비율이 500%를 상회하는 상황 속에서도 매출액의 2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배정했다. 한때 결손금 규모가 약 150억원에 달했다 보니 일부 직원들이 과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사례도 있다.
IPO를 전제로 초기 투자를 받았을 때도 연구개발 조직인 '쎄크기업부설연구소'를 제1·2·3연구소 체제로 정비하는데 대부분의 자금을 사용했다. 특히 신설된 제1연구소는 새 먹거리인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조직이다. 제2연구소와 제3연구소에는 기존 주력 제품인 엑스레이 검사기 등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역할을 맡겼다.
창업주인 김종현 대표의 의지가 한 몫 했다. 김 대표는 쎄크가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역량이 담보되야 한다고 내다봤다. 또 IPO 이전에 충분한 규모의 연구개발 조직이 마련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려왔다. IPO 이후보다는 보다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한 비상장기업일 때 선제적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원천기술을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렸던 경험이 주효했다. 쎄크는 전자빔(e빔)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용 엑스레이 검사기를 개발한데 이어 적용 범주를 이차전지까지 넓혔다. 이후에는 동일한 원천기술을 토대로 전자가속기와 주사전자현미경을 선보였다. 단순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신규 매출원을 발굴한 경험이 있다 보니 과감한 결정이 가능했다.
덕분에 쎄크는 다음달 1일 발간될 예정인 '투자자 대상 홍보책자'에 e빔 원천기술을 근간으로 한 신규 먹거리를 담는데 성공했다. 다음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일대일 미팅과 애널리스트 간담회 등 자리에서 e빔을 단순 검사에만 사용하지 않고 계측, 공정 등 전공정에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의 다음 목표는 '100년 생존기업'이다. 김 대표는 더벨과 만난 자리에서 "장비기업인 쎄크로서는 쉽지 않은 길일 수 있으나 오랜 기간 구축한 연구개발 환경들이 보탬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창업주들의 꿈이자 목표일 수 있는 IPO를 100년 생존기업으로 성장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한 김 대표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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