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주말 자주 가던 미용실을 오랜만에 찾았다. 대학교 앞에 있어 학생 손님이 많았던 미용실은 코로나19로 인한 개강 연기 탓에 직격탄을 입었다. 미용실 원장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요즘은 '아주 조금' 나아졌다"고 했다. 미용실을 자주 찾던 중국인 유학생 손님을 못 본 지도 오래됐다고 한다.시무룩한 표정의 원장에게 한 부동산신탁사 대표가 해준 이야기를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만난 부동산신탁사 대표는 "코로나19 이후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쇼핑몰, 마트처럼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경험해본 시장은 하락세를 기록하고 식당, 미용실처럼 사람이 꼭 방문해야만 하는 상가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들은 미용실 원장은 "좋은 직업을 택한 것 같다"며 표정이 살짝 나아졌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 양식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재택근무와 거리두기를 통해 언택트(Untact) 문화가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생활의 변화는 공간의 변화도 이끈다. 이런 점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부동산 투자상품은 데이터센터 리츠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 한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요즘 핫한 물류센터 리츠 다음으로 인기 있을 상품을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데이터센터 리츠를 꼽았다. 쿠팡, 티몬, 마켓컬리 등이 주도한 이커머스 시장 성장 덕에 물류센터 리츠가 급속도로 떠오르긴 했지만 이미 초과공급 단계에 진입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었다.
코로나19 사태는 데이터센터 리츠 시장의 성장 시기를 앞당길 것 같다. 국내 기업은 이제 막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한 단계다. 재택근무를 경험하면서 클라우드의 필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SDS, LG CNS, KT,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이 주도하던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에퀴닉스(Equinix), 디지털 리얼티(Digital Realty) 같은 해외 데이터센터 리츠 기업이 사업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다. 이들은 데이터센터 공간을 수요자에게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는 만큼 국내 건설사에서도 내진 기술과 끊김없는 전력 공급 등을 무기로 대규모 수주전을 준비 중이다.
미용실처럼 사람을 만나야만 하는 공간과 데이터센터처럼 사람을 아예 만나지 않는 것을 지원하는 공간. 코로나19 이후의 부동산 투자 시장은 이런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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