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은 지금]이용자 확대 급한데…국내외 모두 난관 산적③시장 포화 상태, 애플·아마존까지 참전…숏폼 등장 부담
황선중 기자공개 2025-01-17 08:28:12
[편집자주]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만화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미국 나스닥에 진출한 지 6개월이 흘렀다. 웹툰 시장 선두주자 네이버웹툰은 참신함과 편의성으로 무장한 '웹툰'을 무기로 사세를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웹툰 시장 성장세가 예상과는 달리 주춤하면서 네이버웹툰 앞에는 점점 장밋빛 장래보다 불확실성이 드리우고 있다. 더벨은 난관 속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네이버웹툰의 오늘과 내일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웹툰의 당면과제는 새로운 웹툰 이용자를 계속해서 늘려나가는 일이다. 웹툰 이용자가 증가하면 플랫폼 활성화와 동시에 핵심 수입원인 유료콘텐츠 판매도 늘어난다. 동시에 플랫폼 곳곳에 붙는 광고단가까지 높일 수 있다.하지만 새로운 웹툰 이용자를 확보하는 과정이 난관의 연속이다. 국내 시장은 성장기를 지나면서 신규 이용자 유입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회의 땅으로 꼽히는 해외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변수가 존재한다.
◇양산형 가득한 국내, 애플·아마존 경쟁 해외
웹툰의 본고장인 국내 시장은 성장기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신규 이용자 유입이 쉽지 않다. 국내 웹툰 산업이 20년 넘게 이어지면서 웹툰을 대하는 이용자의 눈높이는 한없이 높아졌다.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웹툰보다 더욱 참신하고 독창적인 내용의 경쟁력 있는 웹툰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수많은 웹툰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지만 기존 웹툰과 차별화되는 웹툰을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유행하는 장르와 내용, 그림체를 모방한 양산형 웹툰이 난립하고 있다. 2023년에는 네이버웹툰 연재작인 <여자를 사귀고 싶다>, <고백 취소도 되나> 등이 표절 의혹에 휩싸여 연재 중단됐다.
결과적으로 최근 네이버웹툰 이용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플랫폼인 네이버웹툰을 이용하는 월간활성사용자(MAU)는 25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단순 이용을 넘어 유료콘텐츠 구매까지 하는 월간결제사용자(MPU) 역시 390만명으로 같은 기간 7.1% 줄었다.
이에 따라 아직 웹툰 산업이 무르익지 않은 드넓은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국내 증시가 아닌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것도 해외 공략을 위한 밑그림이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네이버웹툰 해외 플랫폼을 이용하는 MAU는 도합 1억4000만명 이상이다. 국내 MAU의 5배 이상이다.
문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역시 속속 웹툰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지난 2023년부터 만화강국인 일본 애플북스를 통해 '다테요미망가(세로읽기만화)'라는 이름의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아마존재팬을 통해 '플립툰'이라는 이름으로 웹툰 서비스를 하는 상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웹툰 진출은 네이버웹툰에 기회이자 위협이다. 만약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웹툰 수요가 커진다면 네이버웹툰은 빠른 속도로 이용자를 확보할 공산이 있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력에 밀려 이용자를 빼앗기거나 선두주자 자리에서 이탈할 확률도 배제하긴 어렵다.
◇'사소한 표현도 난리법석' 보수적 사회분위기 발목
최근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숏폼(1분 이내 짧은 동영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웹툰은 긴 호흡을 요구하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과 달리 짧은 호흡으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하지만 숏폼이 더 짧은 호흡을 내세우면서 웹툰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웹툰을 포함한 각종 문화콘텐츠 속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관용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독창적인 웹툰 등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웹툰 <이세계퐁퐁남>이 젠더갈등 문제에 부딪혀 연재 중단되고, 나아가 네이버웹툰을 향한 불매운동으로 확산됐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사소한 표현 하나만 잘못 써도 자신뿐 아니라 회사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보니 작가들도 과감한 시각의 이색적인 웹툰에 좀처럼 도전하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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