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원개발사' 제노스코, 기평 만점에도 거래소 '장고' 모회사 오스코텍도 '레이저티닙' 동일 콘텐츠 기반, 별도 콘텐츠 밸류 발굴이 '관건'
정새임 기자공개 2025-02-07 07:59:5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08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 제노스코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한국거래소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까.상장 예심을 청구한 지 벌써 4개월이 흘렀지만 한국거래소의 고민이 깊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오름테라퓨틱을 3개월 만에 승인한 사례와 비교하면 기술성평가 만점을 받은 제노스코가 빠르게 승인을 받지 못하고 건 의아한 대목이다.
모회사 오스코텍과 같은 레이저티닙 '콘텐츠'를 무기로 상장 문턱을 넘겠다는 전략에 대한 당위성 문제다. 제노스코만의 파이프라인을 내세우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수익기반 탄탄, 그럼에도 깊어지는 심사 고민
제노스코는 지난해 10월 상장 예심을 청구하고 거래소 심사를 받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에 불과했지만 '신약 개발 아버지'라 불리는 대표이사 고종성 박사를 들이면서 모회사를 뛰어넘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유한양행에 기술이전(L/O)한 '렉라자'가 글로벌 빅파마 얀센과 함께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면서 제노스코는 IPO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렉라자는 고 박사가 제노스코에서 처음 발굴한 신약 물질로 오스코텍과 유한양행을 거쳐 얀센으로 넘어갔다.
제노스코는 고 박사라는 확실한 이름값, 그리고 렉라자 성과로 인한 기술력과 탄탄한 수익기반까지 기술특례상장에서 무엇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 기술성평가에서도 AA, AA등급 만점을 받았다. 고 박사는 LG화학 '제미글로'와 렉라자 2개 신약을 배출했고 이는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6/20250206083722624.jpg)
신약 개발 바이오텍이 상장 과정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향후 5년 추정 매출'도 걱정이 없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렉라자 매출이 반영되고 있을뿐 아니라 올해부턴 해외 판매에 따른 로열티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4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신약 개발사 오름테라퓨틱의 경우 신뢰받는 기술력과 추가 L/O를 통한 수익마련으로 3개월 만에 초고속 승인이 내려졌다. 상장 요건으로 보면 렉라자라는 상용화 신약까지 만들어낸 제노스코의 심사가 길어질 이유가 없다.
거래소의 고민은 다른 곳에 있다. 제노스코의 상장 콘텐츠에 대한 의문이다. 같은 기반으로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모기업 오스코텍이 부담이라는 얘기다. 시장에 여러 기술과 전략을 보여줘야 한다는 '다양성' 측면에서 제노스코의 상장은 설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자회사라는 지위 여부와는 상관없이 '레이저티닙'이라는 같은 콘텐츠로 함께 수익을 향유하는 기업을 상장시키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불분명한 상장 정당성, 새로운 독자적 '밸류' 발굴 필요
렉라자 매출에 따른 수익과 마일스톤은 제노스코, 오스코텍, 유한양행 3개사가 나눠갖는다. 먼저 유한양행이 얀센으로부터 받은 렉라자 수익의 60%를 가져가고 나머지 40%를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절반씩 배분하는 구조다.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는 사실상 동일한 상품을 '기반'으로 존속하고 있다. 오스코텍의 본래 주사업이던 치과용 골이식재 사업은 매출이 크게 쪼그라든 상태다. 렉라자 L/O를 계기로 오스코텍의 사업모델이 신약개발로 기울면서 치과용 재료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신약개발을 위한 보조 역할 정도에 그친다.
렉라자 L/O에서 오스코텍의 역할은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함께 계약 당사자로 오르면서 동시에 수익을 얻는다. 기업가치 측면에서 오스코텍은 렉라자가 핵심이다.
제노스코도 렉라자 수익이 회사의 매출이자 기업가치다. 거래소 입장에선 소액주주가 제기하는 분할 상장 이슈와는 별개로 '동일한 콘텐츠'로 두개의 상장사를 두는게 합리적인 판단인지에 대한 당위성을 고민하고 있다.
제노스코의 다른 파이프라인 중 가장 진전된 '세비도플레닙' 역시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함께 개발하고 함께 수익을 얻는다. 편의상 미국 현지법인을 두고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연구할 순 있지만 같은 전략과 파이프라인으로 또 '상장'을 시키는 건 다룬 문제다.
따라서 모기업인 오스코텍과 별개로 제노스코만의 파이프라인 및 지속가능성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참고할 만한 선례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제노스코는 거래소의 고민을 해소할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거래소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이에 대한 답을 얻지 못했다. 왜 '레이저티닙'이라는 콘텐츠로 두개의 상장사가 있어야 하느냐에 대한 답을 내는 건 결국 제노스코만의 특별한 무기를 선봬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진다.
거래소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같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개의 회사를 모두 상장시키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이 필요하다"며 "제노스코의 기평 만점과는 다르게 렉라자 외 그래서 무엇이 있느냐에 대한 당위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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