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부담 이마트, 차입 만기구조 전략 변화 준다 3년물 배정 금액 역대 최소…등급 강등후 조달비용 '쑥'
권순철 기자공개 2025-02-10 08:05:34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08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오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2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차환함과 동시에 기타 운영 자금 등을 마련하고자 발행 계획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발행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만기 구조다. 그간 회사는 3년물에 최소 1000억원을 배정해왔지만 이번에는 500억원을 할당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3년물 조달 금리도 뛰어오른 만큼 기존의 발행 전략을 고수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만기구조 조정…3년물 줄이고 2년물 늘리고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3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오는 18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번에 이마트가 선택한 만기구조는 2·3·5·7년물로 그동안의 관행과 차별점을 뒀다. 이 회사는 여태까지 공모채를 발행할 때 최대 3개의 트랜치를 설정해왔는데 4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트랜치별로 2년물에 1000억원, 3년물 500억원, 5년물 700억원, 7년물 500억원을 배정해 발행에 나선다. 이마트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수 있음을 밝혔다. 희망 금리 밴드로 -30~+30bp를 제시한 가운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이 대표 주관 업무를 맡았다.
특히 3년물 트랜치에 1000억원 미만의 금액을 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2년 공모채 시장에 첫 발을 디뎠던 이마트는 직전까지 항상 3년물에 1000억~3000억원을 할당해왔다. 통상적으로 3000억~5000억원을 조달하던 이슈어인 것을 감안하면 총 금액의 3분의 1을 안배했던 만큼 뚜렷한 선호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엔 3년물보다 2년물에 무게를 실었다. 회사가 2년물을 취급했던 시기는 2023년 1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배정 금액도 500억원에 그쳤던 만큼 2년물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 이에 반해 모집 금액의 3분의 1이나 2년물에 배치됐다는 것은 그간의 발행 기조와 차이를 두겠다는 의미와 같다.
이마트의 만기 전략 조정은 조달 비용의 변화로부터 촉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4일 기준 이마트의 3년물 개별 민평은 3.252%로 동일 만기 AA-급 등급 민평(3.195%)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3년물 회사채를 담을 때 통상적인 AA-급 이슈어보다 이마트에 더 많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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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조정후 첫 공모 발행…조달금리 부담 '상존'
이 같은 현상은 이마트의 신용등급이 2024년 3월 AA0급에서 AA-급으로 하향 조정된 후 일반적인 추세로 정착됐다. 비슷한 시점에서 회사는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1875억원의 순손실이라는 성적을 받아들었다. 근래 5년 동안 한 번도 손실을 낸 적이 없었기에 국내 신용평가3사들의 수익성 등급 하향 트리거를 그대로 건드렸던 것이다.
2024년 실적 역시 비슷할 것으로 전망돼 이마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엄격한 잣대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월 10일 회사가 밝힌 잠정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별도 기준 14조2520억원이다. 2023년(15조1410억원)보다 낮은 레벨로, 기타 수익성 지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유의미한 개선세를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정용진 이마트 회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를 전량 매수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알리바바그룹과 G마켓의 합작 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의 지배력 확대는 향후 펀더멘탈 개선에 박차가 가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어줄 수 있다.
그러나 이마트의 조달 금리에까지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의 계열 분리는 2000년대 초반부터 거론되던 의제라 이미 시장 금리에 선반영됐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로서 정 회장님의 지배력 확대와 회사채 투심 사이의 관계는 희박하다고 판단해 수요예측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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