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Story]DB생명 후순위채 데뷔전, 선제적 킥스비율 개선 '청신호'조달금액 운영자금 투입…금리인하·제도변화 '대비' 차원
권순철 기자공개 2025-02-10 08:10:16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18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상 첫 공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DB생명보험이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모집액(2000억원)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의 주문이 넉넉하게 들어온 까닭이다. 최대 3000억원까지 발행할 수 있음을 밝혔던 만큼 증액 수순도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그동안 사모 자본성 증권을 취급해왔지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커지자 공모 시장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 인하 사이클 속에서 금융당국의 자본 적정성 규제가 강화되자 선제적으로 지급여력비율(K-ICS비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첫 공모 데뷔전…유효수요 3740억 접수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B생명보험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치렀다. 만기는 10년으로 5년 뒤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었다.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낙점한 가운데 회사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음을 밝혔다.
증액을 위한 제반 조건들은 충족된 상황이다. 기관들이 DB생명보험에 3740억원 규모의 주문을 베팅하면서 최대 발행 한도(3000억원)를 넘는 수요가 집계됐기 때문이다. 증액 여부는 이제 이사회의 손에 달렸지만 K-ICS비율의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한 회사 상황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DB생명보험은 수요예측 이전 희망 금리 밴드로 4.8%~5.2%를 제시했다. 회사의 후순위채에 부여된 신용등급은 'A+, 긍정적'이라 AA급 보험사들과 비교해 높게 형성됐다. 올해까지 공모 시장에 등장한 보험사 자본성 증권 가운데에서는 가장 높은 금리 밴드였지만 5.03%에서 목표 금액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공모 데뷔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성적이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우량한 신용도 축에 속하지 않았던 DB생명보험은 그동안 사모 시장에서 소규모로 자본성 증권을 발행해왔다. 가장 최근에 조달에 나섰던 2020년에는 4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찍은 전력이 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6/20250206174823460_n.png)
◇모집액 전액 운영자금 투입…선제적 지급여력비율 개선 '총력'
DB생명보험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 전액을 채무상환이 아닌 운영자금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5년 전에 찍었던 사모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만기가 오는 3월에 도래하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의아한 대목이다. 회사는 지난 4일 금감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안정적인 K-ICS 비율 관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운용전략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B생명보험의 절대적인 K-ICS비율이 당국의 권고치를 크게 밑도는 것은 아니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K-ICS비율은 216.5%에 해당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와 관련해 "자기자본 증가와 상대적으로 큰 보험계약마진 보유 규모 등을 기반으로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리 하락과 더불어 자본 적정성과 관련해 금감원의 규제 변화가 지속되면서 선제적으로 지급여력비율을 개선하려는 수요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3분기 기준으로 K-ICS비율은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다만 저금리 기조와 함께 제도 변화에 앞서 예방적인 차원의 자본 확충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보험부채 할인율 산정 기준이 강화되면서 보험사들의 K-ICS비율은 하락세에 놓여 있다. 금감원은 2023년 당시,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해당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고 선언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보험사의 자기자본은 1조8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은 보유 자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액 자체가 크지 않은 탓에 K-ICS비율 개선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여진다. DB생명보험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이 마무리될 시 K-ICS비율은 2024년 3분기 기준 216.5%에서 234.8%로 개선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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