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충전 스타트업 줌인/thebell interview]"피트인, LPG 택시 대체할 것…120억 시리즈A 목표"②김세권 대표 "내년부터 배터리 공유 사업 본격 시작…SI 투자자 확보에 집중"
이성우 기자공개 2024-12-10 08:40:46
[편집자주]
국내에 전기차가 급격히 보급되던 2010년대 후반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들은 저마다의 기술력으로 전기차 충전기 제조, 운영, 플랫폼 각 영역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전기차 캐즘에 화재 우려까지 더해졌다. 그럼에도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충전 밸류체인 스타트업의 성장 가치는 빛을 발하고 있다. 더벨은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들의 현황과 경영 전략, 향후 비전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PG 택시를 전기 택시로 전환하는 것이 피트인의 목표다. 내년부터 국토교통부 실증특례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사업을 진행, 전기 택시 구매 및 운영 비용을 LPG 택시보다 더 저렴하게 만들 생각이다. 12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에도 도전해 사업을 확장하고 2026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계획이다."김세권 피트인 대표(사진)는 최근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배터리 교환 및 복합충전 인프라를 갖춘 피트인스테이션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7월 현대자동차 사내 벤처 프로그램에서 스핀오프(분사 독립)한 피트인은 영업용 전기차 배터리 공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피트인은 내년 3월부터 실증특례를 통해 본격적으로 배터리 공유 사업을 시작하고 투자 유치에 나선다. 이를 통해 수원에 피트인스테이션을 추가로 건설하는 등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 9개월만에 조기 독립한 피트인
김 대표는 현대자동차에서 차량 개발, 문제 개선 조직관리, 신사업 기획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그는 목적기반형차량(PBV)에 관심을 갖게 돼 영업용 전기차 배터리 공유 사업을 구상했다. 김 대표는 "당시 PBV이 유행했다"며 "PBV는 대부분 영업용 차량을 의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PBV는 전기차로 개발되는데, 영업용 차량으로 쓸 때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래서 배터리 공유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피트인은 사내 벤처 선발 이후 9개월 만에 조기 분사에 성공했다. 보통은 1년의 육성 기간을 가진다.
김 대표는 "보통 고가의 소모품은 렌탈해서 쓰기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도 공유해서 쓸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며 "고가의 배터리를 한대에 하나씩 빌려주면 수익을 낼 수가 없기 때문에, 적은 개수의 배터리를 다수 전기차와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증특례로 배터리 공유 사업 본격화
피트인의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회사가 지난 10월 국토부로부터 실증특례를 승인 받아 전기차와 배터리의 소유권 분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간 제공한 서비스는 배터리 공유 서비스가 아니라 배터리 렌탈 서비스였다.
김 대표는 "아직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하는 법이 없다"며 "내년부터 실증특례를 시작해 배터리 공유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증특례 기간은 2년으로, 2년 연장 가능하다.
이어 그는 "내년 3월까지 안양권에 있는 전기 택시 30대를 모으는 게 목표"라며 "이 택시들이 배터리를 공유해서 쓰는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트인의 전기차 배터리 교체형 공유 서비스는 여러 대의 전기차가 배터리를 공유 및 교환해 사용하는 서비스다.
충전이 필요한 전기차는 피트인스테이션에서 10분~15분 내에 기존 배터리를 완충된 배터리로 교환할 수 있다. 또 배터리마다 고장·파손 보험을 적용해 수리 비용 부담을 줄였다.
◇LGP 택시와 인프라, 전기로 바꾼다
피트인은 LPG 택시를 전기 택시로 전환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전기 택시 구매 비용뿐만 아니라 피트인 서비스 구독 비용도 LPG 충전 비용보다 싸게 책정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LPG 택시가 2500만원정도 하는데, 피트인 서비스를 통해 전기 택시를 구매하면 1500만원~1700만원에 전기 택시를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운용사에서 전기 택시의 배터리를 1500만원 정도에 구매해 주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피트인 서비스 구독 비용은 LPG 택시를 1대 운영하는 비용보다 더 적게 할 생각"이라며 "한달 평균 LPG 충전 비용이 150만원 정도 인데, 이보다 가격이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피트인은 LPG 택시를 전기 택시로 바꾸고, LPG 충전소를 피트인스테이션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27년까지 피트인스테이션을 4개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수익성을 증명해 대리점 사업으로 확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피트인에 따르면 LPG 충전소 초기 비용은 임대료 제외 20억원으로 매출 약 40억원, 영업이익은 1억2000만원이다. 반면 피트인스테이션은 초기 비용은 약 16억원, 매출 약 20억원, 영업이익 약 4억원이다. 매출은 LPG 충전소가 2배 더 많지만, 영업이익은 피트인스테이션이 3배 이상 크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LPG 택시를 이제 만들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LPG 수요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피트인스테이션을 배터리 교환뿐만 아니라 충전도 하는 영업용 전기차 전용 복합 충전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리즈A 투자 유치 도전…SI 확보 집중
피트인은 사업 확장을 위해 내년 하반기 시리즈A 투자 유치에 도전한다. 피트인은 현대자동차에서 분사할 당시, 현대자동차로부터 시드 1억원을 유치했다. 이후 프리 시리즈A 투자 22억원, 브릿지 시리즈A 투자 30억원을 받았다.
투자사로는 대성창업투자, DSC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자회사 슈미트, 현대자동차, 신한자산운용, 파인더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누적 투자금만 53억원이다. 시드부터 브릿지 투자까지 유치한 금액은 피트인스테이션 구축 등에 쓰였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120억원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략적 투자자(SI) 위주로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터리를 운영할 수 있는 회사나 에너지 회사 등 스테이션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회사들로부터 투자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피트인은 120억원 투자금을 확보하면 피트인스테이션을 늘리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27년까지 4개소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이를 구축하는데 사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피트인은 내년 수원 피트인스테이션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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