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06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처음으로 밝힙니다. 내년 수협은행의 사업 목표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이에요."강신숙 수협은행장이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그간의 성과를 되짚어보다 문득 이런 말을 했다. 승풍파랑은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 나간다'라는 뜻으로 원대한 포부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성장의 기회 속에서 파도라는 위기에 대비하겠다는 게 강 행장의 생각이다.
강 행장은 포스트 공적자금 시대 첫 행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냈다. 1년간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끈 결과 강 행장은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수익 체질 변화, 미래 지향적 조직 탈바꿈' 등의 수식어를 얻었다. 이런 성과를 차근차근 곱씹을 만한데도, 강 행장은 지난 1년을 이미 가슴에 묻어둔 듯했다.
그에게 주어진 숙제가 많아서일까. 강 행장의 초점은 남은 임기 1년에 맞춰져 있었다. 강 행장에게는 수협은행의 지속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수익 창출 체질 개선, 외연 확대 방안 등을 마련하는 과제가 있다. 수협중앙회 수익센터로의 역할뿐 아니라 해양수산금융 분야 국내 유일의 은행으로서 어업인 지원도 충실히 해야 한다.
특히 그에게 주어진 최대 임무는 비은행 자회사 포트폴리오 확충이다. 비은행 자회사 인수는 수협 청사진인 은행 중심 금융지주사 체제 전환의 키포인트다. 수협 수익센터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은행 산업 하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수협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사안인 만큼 강 행장은 현재 신중한 매입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강 행장 앞에 놓인 경영 환경이 녹록지만은 않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내년엔 상황이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상황에 섣불리 사업을 다각화하고 외연을 확장하면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성장보다 위기에 철저히 대비하는 게 중요할 수 있다.
그 중요성을 강 행장은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는 "내년에는 사업다각화 등의 기회 속에서 위기를 찾고 현명하게, 지혜롭게 대응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회 속에서 위기를 찾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닌, 역으로 기회 속에서 위기를 찾아 선제적으로 리스크 발생 요인을 제거하겠다는 의미다.
성장 기반을 마련하면서 풍랑에도 대비하는 강 행장의 리더십이 기대되는 내년이다. 강 행장은 최근 열린 수협은행 출범 7주년 기념식에서 시중은행과 당당히 어깨를 견줘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한다. 강 행장의 수협은행이 시중은행에 뒤지지 않는 사업·위기관리 역량을 시장에 선보일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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