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TR ETF 금지 여파]삼성 vs 미래, 시장점유율 경쟁 더 거세진다④운용사 수익 제고 핵심 열쇠…조직개편·인력영입 '활발'
구혜린 기자공개 2025-02-10 08:17:16
[편집자주]
해외주식형 TR ETF 유형이 7월부터 폐지된다는 소식에 국내 투자자들이 혼란에 휩싸였다. 불과 3개월 전까지 신규 상품이 상장된 TR ETF 유형은 투자 편리성과 절세 혜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더벨은 TR ETF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배경(과거)과 운용사들의 대응 방안(현재), 향후 시장 판도(미래)를 차례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08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강 사업자를 주축으로 한 해외주식 ETF(상장지수펀드) 경쟁은 올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은 TR(Total Return) ETF 운용보수를 파격적으로 낮춰 고객 자금을 이끄는 데 성공했으나, TR 유형이 금지되면서 이 효과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해외주식 ETF 운용규모의 경우 삼성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한참 뒤떨어진 2위 사업자다.운용사들이 해외주식 ETF 강화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실적을 제고할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주식 ETF 운용규모를 키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운용수익 규모 면에서 삼성자산운용을 역대 최초로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조직개편 단행, 삼성자산운용은 경쟁력 있는 외부 인력을 영입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할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태다.
◇미래에셋운용 시장점유율 56% '압도적'
3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 중인 해외주식형 ETF의 총 설정액은 32조9751억원, 순자산총액은 57조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까지 총 32개 자산운용사가 해외주식형 ETF를 출시해 운용 중에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압도적 운용 규모 1위다. 설정액 기준으로는 18조원, 순자산총액은 32조원을 바라본다. 순자산총액 기준 전체 해외주식형 ETF 시장의 과반인 점유율 55.53%를 차지하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총 ETF 설정액이 49조712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상품 중 36% 비중이 해외주식형 ETF로 운용되고 있는 셈이다.
전체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인 삼성자산운용은 의외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주식형 ETF 설정액은 6조8670억원, 순자산총액은 11조6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자산총액 기준 점유율이 20.35%다. 전체 상품 중 해외주식형 ETF에 쏠려 있는 자금 비중이 11%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비교하면 해외주식형 ETF에서 뒤쳐져 있는 상태다.
당장 해외주식형 TR ETF가 타격을 입으며 점유율은 더 하락할 위기에 처했다. 전 거래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해외주식형 TR ETF로 운용됐던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의 순자산총액은 각각 3조7917억원, 1조8714억원이다. 기재부 발표가 있기 직전과 비교하면 변화가 없는 상태이나,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올해 해외주식형 상품 시장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주식 투자 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부담감을 이길 만큼 해외주식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특히 퇴직연금 계좌에 해외주식형 ETF를 담기를 원하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신규 상품 개발, 운용보수 출혈경쟁, 다양한 마케팅 등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서치본부 만든 미래, 해외파 영입한 삼성
경쟁 가속화 배경은 실적에 있다. 해외주식형 상품은 운용사 실적을 제고할 핵심 열쇠다. ETF 상품 유형별 평균 운용보수를 살펴보면 국내주식형 ETF의 경우 평균 0.10~0.20%, 채권형 ETF는 0.20~0.30% 수준이나, 해외주식형 ETF는 0.20~0.50% 수준이다. 운용역의 수시 리밸런싱을 전제로한 해외주식형 액티브 ETF는 0.50~1.00% 수준까지 운용보수율이 뛴다.
실제 해외주식형 ETF는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수익이 껑충 뛴 배경이 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연간 ETF 운용수익 규모는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을 역대 최초로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 모두 900억원대이나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는 평가다. 해외주식형 ETF 중심 마케팅을 강화하고 보수인하 경쟁에 참전하지 않은 것 등이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더 가열찬 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운용부문을 확대 개편했다. 운용부문 산하에 ETF리서치본부를 신설해 기존 '1부문 4본부' 체제를 '1부문 5본부' 체제로 변경했다. 부문 내 리서치본부를 별도로 두는 것은 매우 드문 조직구성이다. ETF 상품 개발을 지원하는 리소스 역할에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ETF 헤드를 교체를 단행한 삼성자산운용도 글로벌 ETF 영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박명제 전 블랙록자산운용 대표를 신임 ETF사업부문장으로 영입했다. 하지원 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의 후임이다. 그는 블랙록 홍콩법인 등에서 약 8년간 ETF 세일즈를 담당한 인물로 블랙록자산운용의 아시아 사업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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